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보험주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생명보험주보다 손해보험주에 '배팅'하는 게 낫다고 권했다. 손해보험 업황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수익이 실제 제무구조에 반영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손해보험을 둘러싼 업황은 이미 개선되고 있어 하반기 영업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팔았다. 이후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역마진' 후폭풍에 시달려 왔다.

이 때문에 역마진을 줄여줄 기준금리 인상은 생보사에게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이 손보사들의 하반기 주가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는 실적개선 속도에 더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박선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0.25%포인트 소폭 올랐지만, 당장 생보사의 수익성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앞으로 금리가 계속 상승할 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손보사의 경우 계속보험료의 유입과 신계약금액 증가로 운용 자산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사업비율이 안정되는 등 수익이 안정적으로 창출되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외에도 자동차보험 요율 인상, 보장성 신계약 회복 등 호재가 겹친 손보사의 주가 흐름이 더 좋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손보사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도 앞으로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본격적인 휴가철에 들어서면서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는 10월 자동차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올해 자보 손해율은 75%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자동차 보험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기존 40%대에서 20%대로 줄었기 때문에 수익성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기여도도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20년간 손보사의 매출 성장률이 생보사를 크게 앞질렀고 최근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전통적인 저축성 상품과 종신 보험의 수요는 감소한 반면 의료비 관련한 건강보험 수요는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장성 신계약의 회복이 손보사 실적 상승을 이끌 것이란 분석도 있다. 성용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손보사의 업황 개선 시그널 중 보장성 신계약의 회복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가장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보장성 신계약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며 자발적인 가입 니즈 증가에 따라 연초부터 회복세에 접어든 상태"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