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주부 이소영씨(35)는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본점 안내 데스크에서 전단지에 찍힌 'QR(퀵 리스판스)코드'를 스마트폰에 비춘 뒤 할인 쿠폰을 내려받았다. 현대백화점이 집으로 발송하는 쿠폰을 전단지와 홈페이지의 QR코드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덕분에 이씨는 38만원짜리 페라가모 선글라스를 15만원에 샀다.

편의점에서 A씨가 '2% 부족할 때'에 부착된 태그를 스마트폰에 비추자 2분30초짜리 광고가 흘러나오고,곧바로 모바일 웹페이지로 이동한다. 웹페이지에선 3개의 광고를 선택해 감상할 수 있고 트위터로 전송할 수도 있다. 롯데칠성 홈페이지도 연결돼 있다. 이는 QR코드에서 한차례 업그레이드된 마이크로소프트 태그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QR코드가 기업들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QR코드가 관심을 끄는 것은 '모빌리티족'에게 언제 어디서나 자사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는 데다 소비자에게 쇼핑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직접적인 참여를 이끌어내 소비자 충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범진 이노션 국내미디어본부 국장은 "QR코드는 소비자를 브랜드 공간으로 보내주는 게이트"라며 "기업들에겐 적은 비용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라고 설명했다.


가장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곳은 유통업체들로,이들은 QR코드를 통해 제품 및 행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11일 백화점 홈페이지에 세일 정보를 제공하는 QR코드를 올려놓았으며,신세계백화점은 세일 정보를 확인하고 웹진 '스타일위클리'도 볼 수 있는 코드를 전단지 및 신문광고에 선보였다. 이달 중 백화점 내 안내게시물이나 쿠폰북에도 QR코드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QR코드로 접속한 이마트몰 웹사이트에서 구매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 5일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하루 평균 약 10명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요리 커뮤니티와 광고 동영상도 연결돼 있으며 15일 신문광고와 이마트몰에서 별도로 선보이는 QR코드를 통합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은 QR코드를 적용하면 포장을 전부 바꿔야 하기 때문에 대응이 느린 편이지만,크라운-해태제과와 롯데칠성이 선두주자로 나섰다. 크라운-해태는 '홈런볼' '쿠크다스' 등 29개 제품 포장에 QR코드를 적용해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현대차는 주요 대리점 및 시내 거점 영화관과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에 QR코드가 삽입된 광고물을 설치했고,삼성증권 현대증권 등 증권사들도 QR코드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


용어풀이

# QR코드

1994년 일본의 덴소웨이브사가 개발한 흑백 격자무늬 패턴의 2차원식 바코드다. 숫자만 저장하는 세로줄 바코드와 달리 QR코드는 문자도 저장할 수 있어 스캐너에 비추면 제품 정보를 보여주거나 입력된 웹사이트로 연동된다.

최근 '스캐니' '크루크루' 등 QR코드를 인식하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면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