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비교한 외환시장의 규모가 주요 국가보다 너무 작아 환율 불안을 키운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대선 선임연구원은 13일 ‘한국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불안정성 비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하루 주식거래량이 비슷한 8개국의 GDP 대비 하루 외환거래량 비중을 비교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2007년 기준 우리나라는 GDP 대비 외환거래량이 5.4%로 비교 대상국 가운데 가장 작았다.호주(34.1%)의 6분의 1,노르웨이(17.3%)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미국(11.5%) 일본(10.6%) 남아공(10.1%) 캐나다(9.2%)와 비교해도 절반 정도였다.

정 연구원은 “주가 하락과 환차손이 부담되는 주식시장과 달리 외환시장은 은행단기외채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기 쉬운 구조”라고 지적했다.외국 차입자금은 부채가 확정돼 있고 환헤지 후 유입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그는 “규모가 작다 보니 외환시장에서 외국 자본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크다”며 “전체 외환거래에서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의 비중이 점점 커졌다”고 설명했다.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하루 평균 거래량 479억4000만달러의 절반을 넘는 248억2000만달러가 외은지점을 통해 거래됐다.

정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개인,국내 기관,외국인 등 투자 주체가 다양해 쏠림현상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외은지점의 역할이 막대한 외환시장은 외국인의 투자 행태 변화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은지점에 대한 차별 혜택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외화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외화차입 비율)을 단계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영업을 확대해 외화 조달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또 “증권사 보험사 개인 등 다양한 주체의 외환시장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원·달러 거래중심의 외환시장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