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가 주요 신흥시장에서 중국 인도 등 후발주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아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 BYD와 지리자동차,인도 타타자동차 등이 한국 업체보다 30% 정도 낮은 가격에다 한층 개선된 기술력으로 우리가 강점을 가졌던 신흥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가뜩이나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의 부상에 비상이 걸린 우리 업체들로선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세계 최대 판매시장인 중국과 인도만 봐도 한국차와 후발주자들의 시장점유율 변동은 대조적이다. 현대차의 경우 올 5월까지 중국시장 점유율은 6.1%,인도는 20.3%로 전년 동기보다 0.8%포인트와 0.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BYD와 타타자동차는 자국 시장에서 각각 5.6%와 12.1%로 비중을 높여 격차를 급속히 좁히고 있다. 한국업체들은 안방인 국내 시장조차 수성이 쉽지 않은 처지에 몰려 있다. 수입차 점유율은 올 상반기에 6.64%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급 대형차의 비중은 20%를 넘는다. 더욱이 수입차는 국산차와의 가격 차이를 5% 이내로 좁히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신흥시장의 비중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고, 브라질은 4위로 급부상했다. 인도 역시 연내에 10위권에 들어 올해 신흥시장 비중은 전체의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신흥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전략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하반기 자동차 내수 시장이 5.6% 축소(산업연구원)되고 외국업체들의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따라 가격 인하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고 보면 한국차의 경쟁력 확보는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관련업체들은 노사 안정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데 전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도요타 리콜사태에서 보듯 품질향상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한 · 미FTA와 관련,미국 자동차에 대한 수입개방 확대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