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투자증권이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한화증권과 합병된 이후 경영진들은 인위적 구구조정은 없다고 강조해 왔지만 실상은 조직 슬림화에 본격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증권은 이달 초 1950년대 출생자를 대상으로 사실상 명예퇴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퇴 대상자 대부분은 50대 초중반으로 정년인 58세까지는 4~5년을 남겨둔 상태다. 이들은 또 지점장 등을 거친 베테랑 인력들로 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푸르덴셜증권은 이달초부터 개별적으로 명예퇴직 의사를 타진한 뒤 위로금으로 20년 이상 재직자의 경우 월급 19개월분을, 20년 미만은 17개월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명예퇴직에 응한 일부 영업직에게는 내달 중순까지 정규직 신분을 유지한 뒤 이후부터는 영업전문 계약직으로 전환해 근무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규모보다 그 이면에 내포된 의미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사와 증권사간 합병시 업무가 중복되는 부서가 많은 만큼 구조조정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시기가 예상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증권과 푸르덴셜자산운용으로까지 구조조정 '칼바람'이 확산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용호 한화증권 대표는 지난달말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 확정에 맞춰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화증권이 주식 위탁영업 분야에서 역량을 가진 상태에서 푸르덴셜증권의 강점인 고객 자산관리 역량을 갖추게 됐다"면서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3월까지 통합작업 완료를 앞두고 인력 재배치를 위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한화증권이 주식위탁 영업과 본사 영업 부문이 주력인 반면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자산관리영업이 주력이어서 펀드시장 침체기와 맞물려 인력 구조조정의 매를 먼저 맞게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명퇴 대상자는 "실적 등 객관적인 기준 없이 회사 측의 일방적인 명퇴 요구에 당황했다"면서 "합병을 앞두고 조직의 몸집을 줄이려는 의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투신과 동원증권이 합병한 이후 중형급 증권사가 합쳐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인력 구조조정 등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라며 "차장급 이하 일반직원들의 감원까지는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푸르덴셜투자증권 관계자는 "개별적인 사유에 따라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일 뿐 조직적으로 대규모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인력 구조조정 자체를 부인했다.

그는 "오히려 증권전문 인력이 부족해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며 "명예퇴직은 일부 인력에 한정된 개별적인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증권은 지난달 1일 인수대금 3400억원을 지급하고 푸르덴셜증권과 푸르덴셜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에 따라 한화증권 지점은 58개에서 132개,자산운용 인력은 30명에서 56명으로 늘어났다. 또 펀드 판매 잔액 업계 5위(13조원),운용 자산 규모는 4위(22조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