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각료급인 백악관의 새 예산국장에 제이컵 류 국무부 관리 · 자원담당 부장관(사진)을 지명했다.

류 부장관은 빌 클린턴 정부 시절인 1998~2001년 백악관 예산국장을 역임하면서 3년 연속 흑자재정을 달성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그를 지명하면서 "클린턴 전 정부가 2360억달러의 흑자재정을 남기게 한 주역"이라고 소개했다. 류 부장관은 이어 2001~2006년 뉴욕대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활동하면서 예산과 재정을 관리했다. 2006년부터는 씨티그룹에서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COO를 지내다가 지난해 국무부 부장관에 임명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허핑턴포스트는 그의 펀드매니저 이력이 상원 인준 과정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의회가 최종 표결을 앞둔 금융감독개혁 법안은 대형 은행들의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 투자를 제한하는 '볼커 룰(Volcker Rule)'을 담고 있다. 씨티그룹은 금융위기 때 미 정부로부터 구제금융까지 받았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류 신임 국장에 대한 인준 요청은 상원의 내달 휴회 이후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피터 오재그 예산국장은 이달 말 사임하며 당분간 대리 국장이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임하는 오재그 국장은 월가로 옮기기 전에 미 외교협회(CFR)에서 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재무부는 2010회계연도(2009년 10월~2010년 9월) 9개월 만인 지난달 현재 재정적자가 1조900억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1년간 총 재정적자는 1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오바마 정부는 임기 말인 2013년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한다는 목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