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버핏' 류양 "수익나면 비취목걸이 사며 자축"
영국의 투자회사인 아틀란티스의 중국담당 책임자인 류 양 대표펀드매니저(44)의 별명은 '중국의 여자 버핏'.살아 있는 전설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투자 귀재 워런 버핏에 비견되는 이유는 그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려왔기 때문이다.

그가 2003년부터 운용해온 아틀란티스 차이나 펀드는 500%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그의 펀드가 지난 7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시기는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기간 중 단 5개월뿐이다.

류의 투자방식은 버핏과 정반대다. 버핏은 철저하게 기업가치에 기초해 투자종목을 고르지만 류는 "기업가치는 잊어라"고 말한다. 대신 정부정책을 더 연구하라고 강조한다.

계획경제인 중국에서 기업의 성공 여부는 정부정책에 부응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런 회사를 찾아 투자해야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것.정부 정책으로 인한 투자위험도 크지만 반대로 기회도 많은 만큼 흐름을 잘 읽고 투자대상을 포착하는 게 '중국투자의 정석'이라고 강조했다.

3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며 롤스로이스를 몰고 다니는 류의 차번호는 '88888'. 8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로 8자가 5개로 구성된 번호판은 가격을 계산할 수 없을 정도다. 또 높은 수익률을 낸 뒤 비취 목걸이를 사 치장하는 독특한 습관을 갖고 있다. 그는 중국 차이나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투자해서 성공해 돈이 늘어날 때의 짜릿한 느낌을 사랑한다"며 "88888이란 차번호와 비취 목걸이를 사는 것은 나의 성공을 스스로 칭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1988년 중앙재정대학을 졸업한 류 양은 중신그룹에 입사했다가 2002년 아틀란티스에 합류했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해 주가가 폭락을 거듭할 때 반등시점을 정확하게 예측,1년 만에 93%의 수익을 올리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성장은 아직도 시작단계"라며 "중국 시장은 앞으로 놀라울 만큼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