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논현동에 있는 욕실용품업계 1위 업체 로얄&컴퍼니(대표 박종욱) 본사에는 3층 규모의 욕실용품 전시관,미술품 갤러리 및 교육센터 등이 갖춰진 복합문화공간 '갤러리 로얄'이 마련돼 있다. 2007년 말 오픈한 이곳에는 로얄&컴퍼니가 만드는 수도꼭지(수전),비데,위생도기 등이 비치돼 소비자들이 체험을 통해 제품을 살 수 있고 레스토랑 및 와인바도 갖춰져 연간 8만여명이 방문할 정도다.

2위 업체 대림비앤코(대표 이해영)는 서울 논현동에 지난 4월 661㎡ 넓이의 욕실용품 전시장 '더 배스 대림'을 개장했다. 이곳에서는 대림비앤코의 변기,세면대 등 위생도기와 수전을 비롯해 유럽,미국 직수입 명품 욕실용품도 전시 · 판매하고 있다. 전시장에 마련된 교육공간에서 욕실 시공 상담을 해주는 것은 물론 인테리어 강좌도 운영 중이다.

위생도기 1,2위 업체들이 B2C(기업과 소비자 간) 시장에서 뜨겁게 맞붙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장을 여는 한편 고급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2500억원 규모인 B2C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이 B2C 시장에 집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설 불황으로 B2B(기업 간) 분야의 신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취향에 맞게 욕실용품을 직접 구매하려는 소비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제 공격은 로얄&컴퍼니가 시작했다. 이 회사는 갤러리 로얄을 통해 자사 브랜드를 알리는 전략을 택했다. 갤러리 문을 연 다음해인 2008년,전년도보다 15%가량 늘어난 980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09년 약 102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과도 뚜렷하다. 올해는 매출 12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로얄&컴퍼니는 지난 4월 고급 디자인과 소재를 적용한 프리미엄 수전을 출시해 월 평균 5000개를 팔면서 업계 최대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월 1만개까지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박종욱 대표는 "각사 제품들의 품질이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브랜드 전략에 중점을 둬 현재 20%가량인 B2C 비중을 3년 내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림비앤코는 소비자가 고른 제품으로 욕실 인테리어 상담 및 시공까지 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이를 위해 대림은 욕실 인테리어와 디자인 전문인원 40여명을 확보해 소비자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또 대림은 1990년대 이후 수익이 없던 타일사업 부문을 지난해 말 과감히 정리했다. 이 회사는 최근 변기에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소음을 대폭 줄인 수세 시스템을 개발했고 세계 최초로 물넘침 방지 장치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첨단 변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해영 대표는 "올해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은 물론 현재 7 대 3 정도인 B2B와 B2C 매출 비중을 3년 안에 역전시키고 업계 1위를 탈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