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임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1년간 기업활동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규제 및 법규 준수'를 꼽았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강화된 규제가 비즈니스에 가장 큰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는 의미다. 또 '인재관리'와 '신흥시장'도 지난해보다 한결 큰 위험요인으로 떠올랐다. 경기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 대한 고민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화된 규제가 가장 큰 위험

글로벌 회계 · 컨설팅법인인 언스트앤영은 14일 '2010 글로벌 비즈니스 리스크'라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1년간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칠 10대 주요 위험요인을 발표했다.

언스트앤영은 2008년부터 매년 금융 테크놀로지 통신 자동차 소비재 부동산 등 14개 산업 분야에 걸쳐 글로벌 기업 임원과 애널리스트 70여명을 심층 면접조사해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위 위험요인이던 '규제 및 법규준수'가 올해는 1위로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관련 분야에서 규제를 강화했고, 기업들이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보고서는 "금융위기 이후 봇물처럼 쏟아진 각국의 규제들이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제한하는 데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위였던 '신용 접근도'는 2위로 한 계단 내려서긴 했지만 여전히 위험도가 높은 분야로 꼽혔다. '경기회복 지연 및 더블딥'은 3위로 꼽혔다. 올 들어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신용경색을 겪을 수 있고 세계경기도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회복 관련 위험요인 부상

이번 보고서에서 나온 새로운 특징은 경기회복 국면과 관련한 위험요인들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위였던 '인재관리'는 올해 4위로 세 단계 상승했다. 12위였던 신흥시장도 5위로 순위가 크게 올랐고 '사회적 인지도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올해 처음으로 10위 안에 포함됐다. 지난해와 달리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민하는 분야도 달라지고 있다는 게 언스트앤영 측의 분석이다.

조상욱 언스트앤영 한영 컨설팅본부장은 "경기회복에 따라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확보 · 유지하고 신흥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노리는 등 투자확대 측면의 도전과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