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국내 전자 · 화학 소재 업체들도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소형 2차전지와 연성회로기판,외장재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관련 부품 · 소재 매출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를 당초 1800만대에서 최대 3000만대까지 늘려잡는 등 글로벌 전자회사들이 스마트폰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면서 일부 부품 · 소재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삼성SDI · LG화학 실적 호조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선 삼성SDI와 LG화학 등 한국 업체들의 약진이 눈부시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 회사인 IIT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SDI의 소형 2차전지 시장 점유율은 19.8%로 세계 1위인 일본 산요(20.6%)의 턱밑까지 근접했다. 작년 2분기 소니를 제치고 세계 3위에 오른 LG화학도 14.9%의 점유율을 기록,1 · 2위와의 격차를 계속 좁혀가고 있다.

제품 출하량 기준으로도 지난 1분기 삼성SDI가 월 평균 5487만셀로 산요의 5717만셀을 바짝 쫓고 있고,LG화학은 4130만셀로 소니(3285만셀)를 따돌렸다. 업계에선 삼성SDI가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에 공급을 늘릴 경우 올해 안에 산요를 제치고 2차전지 개발 10년 만에 세계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등에 2차전지를 공급하는 LG화학도 아이폰4 판매 호조에 힘입어 소형 2차전지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힘입어 올해 소형 2차전지 시장의 성장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며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증설과 생산성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체들도 '스마트폰 효과'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소재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업체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제일모직은 스마트폰 외장재로 쓰이는 고강도 폴리카보네이트(PC) 등 합성수지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열풍이 불며 외장재 수요도 크게 늘었다"며 "PC공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 1분기 화학 부문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2% 늘어난 5192억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스마트폰용 소재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증설 작업에도 속속 착수하고 있다. SKC와 코오롱이 50 대 50으로 합작한 SKC코오롱PI는 1000억원을 들여 폴리이미드(PI) 필름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PI 필름은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과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등의 핵심소재다.

삼성정밀화학도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다적층 세라믹콘덴서(MLCC)용 핵심원료인 바륨티타늄파우더(BTP)의 생산규모를 연간 1400t에서 2400t으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정호/조재희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