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뿌리 중 하나인 도금공장에서 젊은 직원을 구할 수 없다. 병역특례제도라도 도입해줘야 한다. "

"기업들이 외국인 고문들은 수억원씩에 스카우트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명장들의 기술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

지식경제부가 14일 과천청사 다산실에서 가진 '뿌리산업 명장과의 간담회'에서 공로패를 받은 8명의 명장(名匠)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제조업의 밑바탕이 되는 주조 금형 용접 표면처리 등 뿌리산업에서 최고 기술을 보유한 명장들은 하나같이 인력양성을 시급한 과제로 손꼽았다.

배명직 표면처리 명장은 "전국의 도금공장에서 20~30대 직원을 구할 수 없어 외국인 근로자로 채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도금업체에도 병역특례제도를 도입해 젊은이들이 도금기술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김양호 용접 명인은 "젊은이들이 기능인의 길을 걷는 것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장인정신을 가진 기능인을 우대하고 이들이 희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퇴한 명장들의 활용 방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뿌리산업 분야 명장은 모두 64명이지만 대부분 정년퇴직을 하고 현직에 종사하는 명장은 7명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고재규 금형 명장은 "기업들이 외국인 고문을 수억원씩 주면서 데려다 쓰는데 30~40년씩 한 분야에 종사한 명장들을 기술고문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후진 용접 명장은 "후진양성을 위해 마이스터고교에서 멘토로서 학생들에게 진로지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지역별 광역 산업클러스터에서 명장의 노하우를 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려면 뿌리산업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야 한다"며 "그동안 소홀히 대접받아왔던 뿌리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켜 일할 만한 업종으로 만들어 갈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