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안상수호'를 출범시켰다.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친이(친이명박)계라는 점에서 친이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세종시 수정안 국회 통과 무산과 지방선거 패배 등을 통해 위기감을 느낀 친이계가 뭉친 결과다. 난국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친이계 뭉쳤다

친이계는 이명박 정부 초기 자파의 두 핵심 축인 이재오 전 의원과 이상득 의원이 각각 18대 총선 낙선과 권력사유화 논란으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구심점을 잃고 '모래알'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반대로 세종시 수정안이 폐기되면서 세 결집을 시작했다. 또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6 · 2 지방선거 때 텃밭인 수도권에서 대패하면서 친이계 의원들과 당원들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한 수도권 친이계 의원은 "자기 지역구의 기초단체장이 줄줄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 수도권 친이계 의원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지방권력까지 넘어간 상황에서 우리끼리라도 뭉치지 않으면 박 전 대표를 포함해 어떠한 미래 권력도 우리의 공천을 보장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지방선거 이후 급격히 확산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의 승리는 선거 중반 이후 어느 정도 예견됐다. 안 의원이 그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이재오 전 의원과 관계 회복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친이계가 결집하는 모양세를 보이면서 대세는 안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 이후 친이계 의원들의 비공식적인 지지선언이 이어지고 친이계 대의원이 결집하면서 승부는 끝났다.

한나라당은 이날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와의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의 의석 수는 168석에서 176석으로 8석 늘었다.


◆안상수는 누구

안 신임 대표는 검사(사시 17회) 출신으로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서울대생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 당시 수사검사로 유명세를 탔다. 15대 총선 때 정계에 입문해 이회창 전 총재 특보와 당 대변인을 지냈다. 안 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이명박 후보 일가 개인정보 열람 및 검찰의 '도곡동땅' 수사 결과 발표에 강력히 항의하는 등 이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다. 17대 국회에서는 김문수,이재오 전 의원이 주도했던 '국가발전연구회'에서 활동했다. 2009년에는 원내대표로서 야당의 'MB악법 저지' 공세를 뚫고 미디어법,4대강사업 예산안 등 굵직한 현안을 처리하는 돌파력을 보여 친이계 강경파의 이미지를 굳혔다.

일각에선 묵묵히 대통령의 의중을 따른다고 해서 '돌쇠형'이라는 평가도 듣는다. 그의 짙은 계파색이 친박(친박근혜)계와의 화합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동시에 안정적인 당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구동회/박신영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