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형제 사이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해외 출장길에서 보여준 엇갈린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1968년생 동갑내기인 이 부사장과 정 부회장은 이달 초 각각 콘퍼런스 참석과 선진 유통현장 탐방을 목적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 부사장은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과 함께 6~10일 아이다호의 휴양지 선 밸리에서 열린 '앨런&코 콘퍼런스'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부사장이 미국에서 소화한 일정은 모두 베일에 싸여 있어 '스텔스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앨런&코 콘퍼런스'에는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제프리 카첸버그 드림웍스 최고경영자(CEO) 등 ITㆍ미디어업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때문에 삼성과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어온 이들이 이 부사장과 어떤 의견을 나눌지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아졌다.

삼성 관계자는 "'앨런&코 콘퍼런스' 자체가 비공개 행사이기 때문에 이 부사장이 어떤 인사들을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정 부회장은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유통현장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미국 일정을 트위터로 생중계하다시피 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로밍해 가져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가 미국 출장 도중 오작동을 일으켰다며 이와 관련한 얘기를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트위터를 고객들과의 주된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재벌가 3세의 폐쇄적 이미지와는 다소 차별화된 모습으로 비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