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미비티, 상장폐지 '위기'
아로마소프트, 증자 일정 '연기'


'고래를 삼키는 새우'가 되려 하더니 결국 탈이 난 것일까. 자기 덩치보다 훨신 큰 투자를 계획했던 상장사들이 잇따라 난관에 봉착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422억원 규모의 땅을 매입해 스포츠 시설물 설립을 추진중인 코스닥기업 투미비티가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분식회계 혐의가 드러나서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전일 투미비티의 2008년 재무제표를 들여다 본 결과 매출과 매출원가가 허위로 계상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증권신고서도 허위기재 혐의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증선위는 이에 따라 투미비티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 감사인 지정, 전 대표이사 해임 권고, 전 대표이사 검찰통보 등의 조치를 취했다. 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투미비티의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시키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검토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투미비티는 지난달 22일 경기도 안산시 석수동 인근에 건립 예정인 종합스포츠센터 부지 일부를 매입했다. 취득금액은 422억2800만원으로, 회사 시가총액(14일 기준 40억원)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계약금으로 20억원을 지불했으나, 400억원이 넘는 중도금과 잔금은 아직 확보하지 못 한 상태이다.

이를 위해 회사 측은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유력하게 검토해왔다. 실권이 나면 제 3자배정으로라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만큼, 시장에서 수백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계획대로 땅을 인수하는 것이 불투명해 졌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한 해명을 듣고자 <한경닷컴>은 회사측에 수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들의 전화가 폭주해 담당자 연결이 힘들다"는 답이 돌아왔다.

개임개발사 이프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아로마소프트도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이프 지분 50%를 380억원에 취득키로 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과 유상증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후 185억원 규모의 BW 발행은 납입까지 완료했지만, 2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로 일단 보류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증자로 마련한 자금으로 이프 지분 인수에 115억원을 쓰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아로마소프트 관계자는 "반기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증권신고서 내용도 분기 기준에서 반기 기준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금감원의 지적 사항을 고쳐서 조만간 반기보고서와 수정된 증권신고서를 내고, 증자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