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권금융단이 휘두른 '칼날'을 맞으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기업으로 낙인 찍힌 상장사 11곳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기업들과 워크아웃을 미루고 있는 기업들 사이에 주가 명암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채권단으로부터 C등급(부실징후기업)을 받은 상장사 11곳은 미주제강 성원파이프 중앙디자인 재영솔루텍 엠비성산 벽산건설 톰보이 한일건설 중앙건설 남광토건 등이며 이 중 미주제강과 자회사인 성원파이프는 워크아웃을 거부하고 있다.

미주제강은 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워크아웃 대상 결정'에 관한 사실 여부를 묻는 조회공시를 요구받은 직후 주채권은행인 농협에게 C등급을 받았다고 실토했다.

이후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1주당 260원대에서 거래되던 것이 현재 17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워크아웃 대상이 된 지 보름(매매일 기준) 만에 34% 이상 주가가 빠진 것이다.

자회사인 성원파이프는 같은 기간 동안 20% 이상 빠졌고, 이날도 전날대비 12% 이상 급락 중이다.

반면 워크아웃 대상기업들 중 이달초 워크아웃을 신청한 상장사들의 주가는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C등급을 부여받을 당시 급락했던 낙폭을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다.

벽산건설은 이달초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에서 90% 이상 찬성 결의로 워크아웃을 개시키로 결정했다.

벽산건설은 6월 중순부터 C등급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번지면서 연일 급락세를 탔다. 그러나 벽산건설은 지난달말 워크아웃 대상임을 시인한 뒤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오히려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현재 주가는 1200~1300원대를 넘나들고 있으며, 이는 워크아웃 대상 당시 주가(1300원) 수준과 맞먹는 것이다.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또 다른 상장사 한일건설은 워크아웃 대상선정 이후 하락률이 18% 정도를 기록 중이며, 남광토건은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며 C등급 받을 당시의 주가(3860원)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남광토건은 이날 장중 한때 33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중앙디자인은 워크아웃 이슈 당시보다 아직 주가가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으나, 지난 9일부터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주가가 뛰고 있다. 재영솔루텍도 전날(14일)까지 사흘 연속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