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동 우남퍼스트빌 전용 60㎡가 지난달 2억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달 들어선 2억5000만원 이하만 찾네요. 거래가 없어 월세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경기 용인시 신봉동 S공인 관계자)

주택 시장이 거래 부진 속에 가격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거래 건수는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입주 폭탄'이 우려되는 경기도 용인지역 등을 중심으로 집값도 계속 떨어졌다.

◆살아나지 못하는 거래

[6월 아파트 실거래 현황] 주택거래 금융위기 이후 최저…지난달 3만건 그쳐
15일 국토해양부가 내놓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신고된 전국 아파트 거래 건수는 전달보다 5.2% 감소한 3만45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2월(2만8741건)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치다. 최근 4년(2006~2009년)의 같은 달 평균 4만2847건과 비교하면 28.9% 적다. 전국 아파트 거래 건수는 올해 2월 3만958건에서 3월 4만6474건으로 늘었으나 4월 4만3975건,5월 3만2141건으로 줄었다.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2051채로 직전월 대비 9.4% 줄어 작년 1월(1778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수도권 전체로는 7967채로 전달(9028채)에 이어 2개월 연속 1만채를 밑돌았다. 강남 서초 송파 등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 거래는 473채로 전달 402채보다 17.7% 늘었으나 거래량은 여전히 많지 않았다. 강북 14개구는 5월 1104채에서 지난달 880채로 줄었고 5개 신도시와 6대 광역시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속되는 가격 하락세

올해 입주 물량이 총 1만3000여채로 '입주폭탄'이 터지고 있는 경기도 용인지역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봉동 우남퍼스트빌 전용 60㎡는 2억5500만~2억6500만원으로 전달의 2억7000만~2억8000만원에 비해 많게는 2500만원 떨어졌다. 이 아파트 가격은 작년 8월 3억1000만원으로 전고점을 찍은 뒤 10개월 만에 16% 하락했다.

올 하반기 입주물량이 몰려 있는 신봉동과 성복동 등 새 아파트 단지의 집값 하락세는 인근 상현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상현동 만현마을 쌍용1차 전용 85㎡는 지난 5월 3층이 2억6300만원에 팔렸으나 지난달에는 로열층인 19층이 같은 가격에 매매됐다. 로열층과 저층 간 집값이 통상 3000만~4000만원가량 차이 나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집값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상현동 쌍용공인의 윤석화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떨어지면서 은행들이 융자를 많이 받은 아파트들을 경매로 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강남에선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단기간 가격 하락폭이 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아파트 실거래가가 보합세를 보였다. 그러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개포동 개포주공3단지는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대치은마 전용 77㎡ 10층은 5월 8억9000만원에서 지난달 8억7500만원으로 1500만원 내렸다. 개포주공3단지 전용 36㎡도 6억4900만원으로 지난 5월에 비해 2600만원 떨어졌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