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작년 9월부터 갇혀있던 박스권(1550~1750선) 상단을 뚫는 등 상승 기운이 가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IT(정보기술)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를 비롯해 유통 음식료 등 내수주에 '배팅'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지수대비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매력적이란 설명이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한 뒤 1750선이 지수의 지지선 역할을 해내고 있다"며 "과거에 저항선이던 1750선이 지지선으로 바뀌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 여부는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와 부동산 경기의 부실한 양상 등으로 인해 증권 이외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점도 지수의 상승 기조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달 말께 예정돼 있는 유럽연합(EU)의 스트레스테스트(재정건정성평가) 결과에도 지수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오 팀장은 내다봤다.

그는 "과거 미국이 금융위기(서브프라임) 이후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되짚어 봐도 금융주들은 오히려 추가 하락세를 접고 주가가 정상수준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만약 유럽발(發) 위기로 지수가 조정을 받아도 '매수' 기회로 삼아야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존 주도주는 물론 그간 강세장에서 소외된 유통 음식료 등 내수주와 조선주 등을 위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오 팀장은 "이들 업종은 시장대비 밸류에이션이 나쁘지 않고,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모멘텀(상승동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유럽연합이 공개할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내주 미국에서 IBM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되기 때문에 어닝 시즌이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는 IT와 자동차, 화학주 등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곽 연구원은 판단했다.

반면 유럽 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와 특히 스페인이 오는 30일 도래하는 국채의 만기에 대응하는 모습을 신중히 지켜본 뒤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아직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때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달 말쯤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또 다시 불거지면 시장이 조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지수는 3분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박스권 상단을 돌파할 것"이라며 "11월 정도가 되면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을 치고 재도약할 것으로 보여 3분기 중반부터 경기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업종 대표주와 IT, 2차전지 등 녹색기술주를 권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