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재무구조개선 약정(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나겠다. "

손관호 대한전선 회장은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대한전선이 공식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손 회장이 제시한 해결책은 지극히 '간단명료'했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에서 벗어나는 길은 차입금을 줄이는 것뿐"이라며 "현재 1조9000억원인 부채를 연말까지 1조5000억원 선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그는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스피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산 매각이 부채를 줄이는 유력한 방법이며 지금은 스피드가 금액보다 더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원매자가 나타나면 기대보다 다소 낮은 가격이라도 신속하게 처분하겠다는 얘기다. 손 회장은 "이런 생각에 대주주와 이사회도 동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장 생활 대부분을 SK그룹 재무 파트에서 보낸 손 회장이 진단한 대한전선 위기의 원인은 '불균형'이다.

그는 "기업이 발전하려면 안정과 성장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대한전선은 그동안 지나치게 성장 쪽에만 치우쳐 있었다"며 "균형이 깨진 기간 역시 너무 오래됐다"고 말했다. 또 사업 확장 방식에 대해서도 "확장은 연관산업부터 천천히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남광토건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선 "채권단과 협의해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건설업에서 손을 뗄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손 회장은 그러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대한전선이 55년간 해온 고유 분야인 전선 사업이 지금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손 회장은 5월 말 대한전선 회장으로 취임한 뒤 구조조정추진본부를 신설하고,직접 본부장을 맡아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