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최근 직원들에게 "나는 민병희 강원,김승환 전북 교육감과는 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임기 시작부터 교육과학기술부와 충돌하며 힘을 빼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따르면,곽 교육감은 지난 13일 간부회의에서 학업성취도평가와 관련한 현안을 논의하면서 "내 임기는 4년이다. 공약들은 4년 동안 천천히 추진해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일을 합리적으로 추진해나가고 싶다"고 밝혀 일부 진보 성향 교육감들과는 '선'을 긋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회의에 참석한 한 간부는 "곽 교육감이 학업성취도평가와 관련해 일선 학교에 상반된 입장의 공문을 잇따라 보내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나온 말"이라고 전했다. 이 간부는 "교육감이 대체 프로그램 마련을 지시하는 공문을 내려 보내게 한 것은 교과부 간부의 당일 아침 언론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했으며,뒤늦게 교과부 입장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고심 끝에 상급기관(교과부)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지난 12일 양성광 교과부 교육정보정책관이 방송 인터뷰에서 "학생이 계속 시험을 안 보겠다고 했을 때 대체 프로그램(마련)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발언하자 대체 프로그램 마련을 지시하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내려 보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