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패션기업 '톰보이' 부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BW 발행 무산에 자금사정 악화
직원들 "장사 잘 됐는데 왜…"
직원들 "장사 잘 됐는데 왜…"
33년 역사의 토종 패션기업 톰보이가 15일 17억원 상당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톰보이는 15일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에서 지급을 제시한 16억8800만원어치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고 공시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이 회사는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7거래일 동안 정리매매를 거쳐 29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톰보이가 운영하는 여성캐주얼 '톰보이',진캐주얼 '톰보이진',남성복 '코모도' '코모도스퀘어',아동복 '톰키드' 등 5개 브랜드의 백화점 매장은 지난 13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 회사는 1977년 여성복 '톰보이'로 출발,남성복 진캐주얼 등으로 다각화하면서 2007년까지 30년간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 그동안 오랜 역사만큼이나 톰보이의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성복 '톰보이' 75개를 비롯해 300여개 매장을 운영했다. 작년에 '톰보이'는 롯데백화점 29개 매장에서 210억원 매출을 올려 영캐주얼 부분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 창립자인 최형로 회장이 별세하면서 어려움을 맞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경기침체,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소극적인 경영 등이 맞물려 매출도 2007년(2022억원)을 고점으로 2008년 1798억원,지난해 1643억원 등으로 줄었다. 9개까지 늘어났던 브랜드를 지난해 5개로 줄이고 논현동 사옥을 매각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지난해 말 패션경험이 부족한 금융인 출신의 신수천 사장이 이 업체 지분(18.7%)과 경영권을 인수했지만,끝내 파국을 맞았다.
특히 지난 9일엔 15억원 규모의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추진했지만,전액 미납되면서 자금사정이 꼬였다. 톰보이 한 직원은 "구조조정과 원가절감 재고관리 등을 통해 작년 하반기부터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 상반기도 목표치를 달성했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되고 있었던 상황이라 이 같은 부도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원은 "경영진들이 운영자금 등을 어떻게 조달하고 있었는지 자금출처에 대해선 공개한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부도설이 나돌기 직전인 지난 5월 기업 탐방을 다녀온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의류업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사업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안상미/강현우 기자 saramin@hankyung.com
톰보이는 15일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에서 지급을 제시한 16억8800만원어치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고 공시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이 회사는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7거래일 동안 정리매매를 거쳐 29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톰보이가 운영하는 여성캐주얼 '톰보이',진캐주얼 '톰보이진',남성복 '코모도' '코모도스퀘어',아동복 '톰키드' 등 5개 브랜드의 백화점 매장은 지난 13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 회사는 1977년 여성복 '톰보이'로 출발,남성복 진캐주얼 등으로 다각화하면서 2007년까지 30년간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 그동안 오랜 역사만큼이나 톰보이의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성복 '톰보이' 75개를 비롯해 300여개 매장을 운영했다. 작년에 '톰보이'는 롯데백화점 29개 매장에서 210억원 매출을 올려 영캐주얼 부분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 창립자인 최형로 회장이 별세하면서 어려움을 맞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경기침체,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소극적인 경영 등이 맞물려 매출도 2007년(2022억원)을 고점으로 2008년 1798억원,지난해 1643억원 등으로 줄었다. 9개까지 늘어났던 브랜드를 지난해 5개로 줄이고 논현동 사옥을 매각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지난해 말 패션경험이 부족한 금융인 출신의 신수천 사장이 이 업체 지분(18.7%)과 경영권을 인수했지만,끝내 파국을 맞았다.
특히 지난 9일엔 15억원 규모의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추진했지만,전액 미납되면서 자금사정이 꼬였다. 톰보이 한 직원은 "구조조정과 원가절감 재고관리 등을 통해 작년 하반기부터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 상반기도 목표치를 달성했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되고 있었던 상황이라 이 같은 부도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원은 "경영진들이 운영자금 등을 어떻게 조달하고 있었는지 자금출처에 대해선 공개한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부도설이 나돌기 직전인 지난 5월 기업 탐방을 다녀온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의류업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사업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안상미/강현우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