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사진)은 15일 "다음 달부터 보증 심사를 할 때 부도위험뿐만 아니라 기업의 미래 성장성까지 평가해 성장성 있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이사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보증 심사가 주로 신용(부도) 위험에만 초점을 맞춰 실질적인 기업 평가가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기업가치 평가 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8월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현재 재무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미래 성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다"며 충남 천안에 있는 한 제조업체의 예를 들었다. 자산 149억원인 이 회사의 부채는 115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34%에 달했다. 기존 방식으로 심사한 결과 이미 보증한 11억원을 전액 회수해야 했다. 하지만 미래 기업가치를 반영한 새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19억원을 추가 보증할 수 있는 등급이 나왔다. "대기업을 주요 판매처로 확보하고 있는데다 앞으로 3년간 매출액 증가율 추정치가 30%에 달해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라는 게 안 이사장의 설명이다.

안 이사장은 이어 "보증잔액을 6월 말 49조원에서 연말까지 1조3000억원가량 축소할 계획"이라며 "7000개에 달하는 한계기업을 5년간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등 중소기업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우량 회사의 경우 대부분 경영이 정상화되는 등 중소기업도 본격적인 경기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년 7월이 임기만료인 안 이사장은 "취임 첫해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둘째해에는 조직 내부에 쌓여있던 먼지를 털어내는 개혁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이제는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각종 제도를 정비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