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량매수 뒤 조정…이번엔 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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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속속 '깜짝 실적' 발표
1700대 차익매물 많이 해소
내달 초까지 단기랠리 가능성
매수세 소진…탄력둔화 분석도
1700대 차익매물 많이 해소
내달 초까지 단기랠리 가능성
매수세 소진…탄력둔화 분석도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폭발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2년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지 하루 만에 소폭 내림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가 0.49% 떨어진 것을 비롯 포스코(-0.31%) 신한지주(-0.20%)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였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 주요 기업들이 속속 '깜짝 실적'을 내놓고 있어 적어도 2분기 어닝시즌 동안에는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론 소폭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 근거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외국인이 하루에 1조원 안팎의 대량 순매수를 한 뒤 늘 지수가 단기 조정을 받았다는 '경험법칙'이다. 이른바 외국인 대량 매수 '징크스'를 이번에는 깰 수 있을지 관심이다.
◆외국인 대량 매수 후 주가 단기 조정
외국인은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07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루 순매수 규모로는 역대 다섯번째다. 흥미로운 것은 이보다 순매수가 많았던 네 차례 모두 그 무렵이 코스피지수 단기 고점이었다는 점이다. 2004년 3월3일 외국인은 9348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피지수는 895.81에 마감했다. 그러나 이후 12일까지 코스피지수는 848.80으로 5.24% 떨어졌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대(1조6448억원)였던 2007년 10월11일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지수는 2058.85를 찍었으나 이후 10월22일까지 7.53% 조정을 받았다. 작년 9월16일과 18일에도 외국인은 각각 1조원 안팎 순매수했지만 지수는 나흘 뒤인 22일 연중 고점을 찍고 10월7일까지 5.98%의 하강 곡선을 그렸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일반화시켜서 말하긴 힘들지만 보통 외국인이 하루에 대규모 물량을 사게 되면 대기 매수세가 단기적으로 소진돼 코스피지수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2분기 실적 랠리 기대감 높다
이번에는 징크스를 피해갈 수 있을까. 코스피지수는 일단 15일 6.72포인트(0.38%) 하락한 1751.29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4846억원 순매수했지만 펀드 환매로 인한 투신권의 대규모 매도 물량(5112억원)이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이사는 "작년 하반기 이후 코스피지수 고점을 이어보면 1770 정도가 나온다"며 "지수가 이 수준을 돌파하기까지는 단기적으로 저항에 부딪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위원도 "유가증권시장의 등락비율(ADR)이 최근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시장의 상승 에너지가 강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ADR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 수가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수가 소폭 조정을 받더라도 상승 흐름 자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 네 차례 박스권 돌파 시도 과정에서 1700대에서 나올 차익 실현 물량은 거의 소화됐다"며 "상반기 최대 악재였던 남유럽 재정위기도 가라앉아 1800대 중반까지는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최근 상승을 이끄는 유일한 힘은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라며 "14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단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 만큼 분위기가 좋다"고 지적했다. 그는 "2분기 어닝시즌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선진국들이 2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하는 8월 초순까지는 주식시장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