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 투자로 포트폴리오 확대…정부 외화자산, 개인·기업에 분산
외화자산 중 달러 비중이 높다는 데 대해 중국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미 국채뿐 아니라 투자대상을 모두 따질 경우 외화자산 중 3분의 2가 달러표시 자산으로 추정되고 있다. 리밍 홍콩 현대중국연구소 부소장은 "보유 규모로 볼 때 외화표시 자산 중 절반 정도만 달러표시 자산이라고 해도 미국에 대한 압박용 카드로 충분하다"며 "지나치게 많은 달러표시 자산은 실제로는 미국보다 중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보유 중인 미 국채 등을 정치적으로 활용할지 모른다는 국제사회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올초 미국과 긴장이 고조됐을 때 중국 내부에선 '미 국채를 팔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우 미 국채 가격 하락으로 중국의 자산가치가 대폭 줄어드는 것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미 국채를 핵무기처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굳이 밝힌 이유는 "중국의 미 국채 매입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 사무소장)이라는 게 중론이다.
중국이 최근 일본 국채나 스페인 국채 등 비달러표시 자산의 매입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달러표시 자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정치적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양 소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6일 중국이 올 들어 4월까지 순매수한 일본 국채가 5410억엔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던 2005년의 순매수 규모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 최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스페인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10억유로어치를 주문,이 가운데 4억유로(약 5억500만달러) 규모의 채권을 낙찰받기도 했다.
중국은 해외투자에도 적극적이다. 2007년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를 설립,보유외환 중 3000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해외 자원 등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외환 다변화와 해외 자산 취득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 외환당국은 보유 외화자산이 정부에 집중돼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를 개인과 기업으로 분산시킬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다양한 외화 금융상품이 나올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