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근 저녁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져 대화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두 번에 걸쳐 삼성전자 휴대폰 사용자로서의 불편함을 자신의 트위터에 그대로 올린 바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사장과 정 부회장은 최근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자리를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이 갤럭시S에 문제가 생겨 "전파 미아가 됐다"고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됐던 미국 출장길에서 돌아온 직후였다. 당시 정 부회장은 문제 발생부터 해결까지 전 과정을 6시간에 걸쳐 트위터로 중계(?)한 바 있다.

이날 만남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삼성 주변에서는 4촌간인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갤럭시S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의 기술적 흐름과 상호 비즈니스 관심사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두사람이 만났다면 평소 전자제품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정 회장이 얼리 어답터로서 문제점을 얘기하고 이 부사장도 의견을 내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의 야심찬 스마트폰 프로젝트에 일격(?)을 날린 정 부회장이 미안한 마음에 이 부사장에게 연락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재계는 절친한 사이인 두 사람의 관계를 감안할 때 트위터 문제로 쌓인 오해를 풀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약속을 해 만났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사업 현안들에 대한 논의보다는 동갑내기 사촌지간으로서 집안 얘기나 개인적인 대소사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사장의 부친인 이건희 삼성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남매지간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