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상한 뒤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들보다 1~2%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신협)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 회사들도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신협 새마을금고와 같은 상호금융회사들의 경우 1인당 원리금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 만큼 제2금융권 회사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다만 이들 제2금융권 회사의 예금보호한도는 은행과 마찬가지로 회사당 원리금 50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위험을 회피하려면 5000만원이 넘는 돈은 다른 금융회사로 분산 예치하는 게 안전하다.

◆제2금융권 예금금리 잇따른 인상

서울 미래저축은행은 12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기존 연 4.0%였던 금리가 연 4.2%로 올랐다.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인상폭이 더 크다. 연 3.0%에서 연 3.7%로 0.7%포인트나 뛰었다. 미래저축은행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예금 금리를 조정한 것"이라며 "다른 저축은행들에 비해 그동안 금리 수준이 낮아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컸다"고 설명했다.

인천에 소재한 신라저축은행은 지난주 만기 12개월 이상 정기예금 금리를 0.3%포인트 올렸다. 만기 12개월 이상 정기예금 금리는 연 4.3%(종전 4.0%),24개월짜리는 연 4.5%(종전 4.2%)가 각각 적용된다. 만기가 12개월 미만인 경우 금리가 인상되지 않았다.

서울 삼화저축은행도 최근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대해 기존 연 4.2%에서 연 4.5%로 0.3%포인트 인상했다. 2년 만기 금리도 0.2%포인트 인상한 연 4.8%를 적용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상한 후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예금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며 "그동안 축소돼 왔던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금리 격차도 앞으로 점차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협 새마을금고 등 비과세예금 눈길

대표적인 상호금융회사인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국 단위 신협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 연 4.26%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인 지난 8일 연 4.20%에서 0.06%포인트 올랐다. 새마을금고도 단위 금고들이 잇따라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현재 서울지역 단위 금고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4%대 초 · 중반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단위 신협과 금고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살펴보면 서울 도림신협이 연 4.5%의 고금리 특판 상품을 팔고 있다. 서울 흑석3동 새마을금고의 1년 만기 정기예탁금 금리는 연 4.44%다.

신협과 새마을금고 예금에 가입하면 1인당 원리금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에서 15.4%씩 떼는 이자소득세(주민세 포함)를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농어촌특별세 1.4%는 내야 한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비과세 혜택을 감안해 시중은행과 신협 등의 금리를 비교하려면 신협 정기예금 금리에 1.165를 곱해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연 4.26%인 신협 정기예금 상품(3000만원까지)은 실질적으로 시중은행에서 4.96%를 주는 상품과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예 · 적금 가입 때 만기를 장기로 하기보다는 단기로 짧게 끊어서 추가 금리 인상 혜택을 놓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