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4의 한국 출시가 당초 이달 30일에서 무기한 연기됐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1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인 쿠퍼티노 본사에서 '아이폰4의 수신불량'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제외한 17개국에서 아이폰4를 오는 30일부터 2차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아이폰4 발표 당시에 2차 출시국으로 분류됐으나 이번에 명단에서 제외된 채 발표됐다.이유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파연구소의 전파 승인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국내에서 아이폰4도 아이폰3GS처럼 '담달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애플은 아이폰4의 '수신 불량' 논란과 관련, 안테나 수신 기능에 문제점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아이폰4 고객들에게 안테나 수신 기능 향상을 위한 보호 장치인 '범퍼 케이스'(29달러)를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무료 케이스는 9월 30일까지 공급될 예정이며 잡스는 이후 수신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할 것임을 시사해 주목된다.

AP통신과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 등에 따르면 잡스는 기자회견에서 `아이폰4'에 대한 리콜 방침은 내놓지 않았다.

잡스는 "무료 케이스를 이미 구매한 고객들은 케이스 값만큼 환불해 주겠다"며 "무료 케이스를 공급받은 뒤에도 불만이 있는 고객들은 구매 30일 이내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4 안테나 수신 기능과 관련된 업데이트 패치를 지난 16일 출시했다.

잡스는 기자회견 서두에서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우리도 사람(HUMAN)이다.스마트폰도 완벽하지 않다"며 아이폰4 `수신 불량'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 사과했다.

잡스는 그러나 안테나 수신 기능 문제가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며 블랙베리, HTC 등 여타 스마트폰에도 공통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잡스는 안테나 수신 기능의 공통적인 문제점을 보여주는 유튜브 동영상을 직접 보여주며 "이는 스마트폰 업계의 운명"이라고 해명했다.

잡스는 아이폰4 고객 중 수신 기능에 불만을 제기한 사람이 0.55%로 나타났고 AT&T를 통해 환불한 고객은 1.7%에 불과했다며 이는 아이폰3GS 등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4가 지난달 출시 이후 3주간 300만대 이상 팔렸다고 소개했다.

아이폰4는 수신 불량 논란에도 불구하고 애플 기기 사상 역대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폰4의 수신 불량 논란을 '안테나 게이트(ANTENNA GATE)'로 지칭하며 이는 아이폰4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수신 기능의 문제점을 애플 내부에서 사전 경고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해 "그런 주장은 전적으로 `거짓말'(TOTAL CROCK)이라고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애플 엔지니어들이 모든 문제에 대해 검토했으며 그런 `경고'가 사전에 나왔다면 문제점을 이미 해결토록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4 리콜을 내부적으로 검토했느냐는 질문에 "고객을 위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배제할 수 없다"며 리콜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가 있었음을 시사한 뒤 "문제점을 검토한 결과 타당하지 않다고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