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아이폰4 수신불량 문제와 관련 ‘리콜’ 대신 ‘케이스 무상 공급’이라는 대안을 내놓았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1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쿠퍼티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이폰4 수신불량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잡스는 먼저 “안테나 수신 기능에 일부 문제점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잡스는 그러나 “아이폰을 포함해서 다른 모든 스마트폰들이 완벽하지 않고 수신 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랙베리볼드, HTC 드로이드 에리스 등 다른 스마트폰 역시 일부 통화 난청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기기의 좌측 하단부를 잡았을 때 수신률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전 세계의 많은 아이폰4 고객들로부터 이메일을 받고 리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논의했지만 리콜은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잡스는 대신 아이폰4의 수신불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수신 저하로 인해 통화 중 끊김 현상을 겪은 고객들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들을 위해 9월 30일까지 아이폰4 정식 케이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

이미 충격완화방지 고무 덮개나 케이스를 구매한 사용자들은 그 가격을 환불해 주겠다는 것. 만약 그래도 만족하지 못하는 아이폰4 고객들에게는 30일 이내에 전액 환불하겠다는 것이 잡스가 내놓은 해결방안이다.

애플의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과연 이것으로 충분한가”라고 다소 의문을 나타내면서도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보도했다. 포춘은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사람들은 절대로 아이폰을 사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포춘은 분석했다.

실제로 아이폰4는 지난 달 24일 출시 이후 수신불량 논란 속에서도 3주 만에 3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애플 주가도 지난 3주간 하락세를 보이다 이날 상승세를 나타냈다. 기자회견이 열린 이날 오전 애플 주가는 주당 248,41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다시 주당 254달러 이상으로 올라갔다.

한편 이날 잡스는 기자회견에서 “안테나 이슈에도 불구하고 아이폰4의 안테나 디자인이 가장 진보됐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안테나 불량 문제로 콜센터에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의 수는 전체 사용자의 0.55%에 지나지 않고, 불량이나 고장으로 인해 AT&T에 접수되는 아이폰4의 반환률은 1.7%에 불과, 아이폰3GS의 반환률과 비교했을 때 1/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얘기되는 것만큼 수신불량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다는 얘기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