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해외 하이일드채권형 펀드가 출시 1년 만에 9000억원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1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하이일드채권형 펀드가 처음 출시된 작년 6월 이후 선보인 14개 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8930억여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 채권형펀드 설정액이 2조1509억원에서 1조6886억원으로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해외 하이일드채권형 펀드는 지난해 6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국내 펀드가 100% 재간접 투자할 수 있는 역외펀드의 범위가 완화되자 외국계 운용사들이 앞다퉈 출시하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충격을 입었던 글로벌 경기가 본격 회복기에 들어가면서 해외 하이일드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터라 펀드의 설정액은 빠르게 늘었다.

하지만 수익률은 기대보다 저조했다. 해외 하이일드채권형 펀드의 1년 수익률은 20.08%로 같은 기간 해외 채권형펀드 평균수익률(21.12%)을 밑돌았다. 'AB글로벌고수익A'(27.56%)와 '블랙록USD하이일드A'(21.56%) 정도가 양호한 성과를 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해외 하이일드채권은 시장이 충격을 받고 회복기에 들어설 때 금리가 높아지면서 차별화된 성과를 낸다"며 "이 때문에 펀드도 출시 초기에는 성과가 매우 좋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간 지금은 부진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외국계 운용사 관계자는 "처음 출시됐을 때 시장이 2조원까지 커졌다 수익률이 낮아지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그래도 지난 1년간 하이일드채권형 펀드를 국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시킨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