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4R] 우즈 "퍼터 괜히 바꿨나"…미켈슨 "징크스 깨기 어렵네"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인 제139회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세계 랭킹 2위 필 미켈슨(이상 미국)이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반면 세계 54위인 루이 웨스트호이젠(남아공)과 10위 폴 케이시(잉글랜드)가 우승컵인 '클라렛 저그'를 두고 접전을 벌였다.

우즈는 18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파 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13번홀까지 버디 4개,보기 1개,더블보기 2개를 쳐 한 타를 잃었다. 5번홀까지 파 행진으로 15언더파를 유지한 웨스트호이젠과의 타수 차이는 13타. ▶오후 12시 현재

우즈는 1번홀과 3번홀(이상 파4)에서 잇따라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이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4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고 2타 만에 탈출한 뒤 2.5m 보기 퍼트를 놓쳤다. 전날에 이어 퍼트가 다시 애를 먹이는 순간이었다. 7번홀(파4)에서도 더블보기를 범하며 사실상 선두 추격의 의지가 꺾였다. 3라운드에서 3퍼트를 세 번이나 한 우즈는 이날 후반에 동반 플레이어인 루카스 글로버(미국)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승부에 초연한 모습까지 보였다. 우즈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린에서 볼의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11년간 사용해 온 스코티 캐머런 퍼터 대신 나이키의 메소드 퍼터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미켈슨은 올해도 이 대회에서 맥을 못추었다. 그는 16번홀까지를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꾸며 2언더파를 기록하고 있다. 미켈슨은 1991년부터 2008년까지 열여섯 차례나 이 대회에 출전했지만 최고 성적은 2004년 기록한 3위였다. 올해 연습라운드에 열중하며 우승에 도전했지만 링크스코스에 적응하지 못해 '브리티시오픈 우승'과 '세계 1위 등정'의 꿈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웨스트호이젠은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도 전혀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게리 플레이어,어니 엘스 등 남아공 출신 골퍼들은 웨스트호이젠에게 침착하게 경기를 펼치라며 응원전에 가세했다. 웨스트호이젠은 브리티시오픈(2회)을 포함해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 8차례 나왔지만 7번 커트 탈락했다. 유일하게 3라운드를 통과한 2008년 PGA챔피언십에서 기록한 73위가 최고 성적이다. 주로 유럽투어와 선샤인투어(남아공)에서 활약 중인 웨스트호이젠은 올해 유럽투어 안달루시아오픈에서 우승한 뒤 샷에 자신감이 붙었다.

케이시는 5번홀까지 보기 1개를 범해 10언더파로 뒷걸음질쳤다. 영국 선수로는 1999년 폴 로리 이후 11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 케이시는 전반에 버디 기회를 좀처럼 살리지 못했다.

한국 선수 중 아마추어 정연진(20)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올해 브리티시 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한 정연진은 12번홀까지 2타를 잃어 2언더파로 20위권을 달리고 있다. 아마추어 선수로 유일하게 커트를 통과한 정연진은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아마추어 선수에게 주는 '실버 메달'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2002년 어니 엘스가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골프채를 잡은 정연진이 '톱10'에 진입하면 아마추어 최고 성적을 갈아치우게 된다.

재미교포 케빈 나(27 · 타이틀리스트)가 17번홀까지 1타를 잃으며 1언더파로 4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경태(24 · 신한금융)는 이날 이븐파를 쳐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 40위권에 속했다. 양용은(38)은 버디를 6개나 뽑았으나 보기(3개),더블보기(1개),트리플보기(1개)로 2타를 잃어 3오버파 291타로 경기를 마쳤다. 양용은은 경기 직후 "마음이 앞서 잘 안 풀렸다"며 "운이 따르고 좀 더 경험을 쌓아야 좋은 성적을 거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