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삼성 LG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많아 일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신뢰가 높습니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에는 한국이 유럽보다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입니다. "

유진자산운용 초청으로 최근 한국을 찾은 일본 아이자와증권 창업주 4세인 아이자와 다쿠야 기획부부장(36)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성장이 정체된 지 오래지만 한국은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는 덕에 투자하기 가장 좋은 나라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이자와증권은 유진운용이 만든 한 · 일 공동 주식형펀드 'AIZ한일굿초이스펀드'를 일본에서 처음으로 판매 중인 증권사다. 현대차와 도요타처럼 동일 업종의 양국 기업을 비교해 성장성이 더 나은 기업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지난해 12월 설정된 뒤 단 한 차례의 환매도 없이 7개월 만에 설정액이 430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는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12개 국가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AIZ한일굿초이스펀드'는 중국에 이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펀드"라며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데다 한국 기업이 부진하면 같은 업종의 일본 기업에 대체투자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져 60대 이상 노년층이나 부모의 모국에 투자하려는 재일 한국인 2~3세들이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선 최근 신흥국 채권이나 해외 통화에 투자하면서 생긴 수익금을 매달 월급처럼 받는 '분배금 펀드'가 대세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일본 증시가 바닥권을 맴도는 탓에 자산가들 사이에선 직접 주식 투자를 하거나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도 인기라고 한다.

그는 "일본에선 올 들어 펀드의 대량 환매 없이 분배금 펀드에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랩어카운트도 우량주나 신흥국 시장에만 집중 투자하는 다양한 상품이 생길 정도로 일반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