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이 회사는 향후 2~3년 동안 93억4000만달러(약 11조2000억원)를 투자해 대만 중심부에 새 공장을 짓고 8000명의 근로자를 추가 고용할 계획이라고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팹 15'로 불리는 신규 공장은 기가(giga)칩 제조 시설로, 12인치 웨이퍼를 월 10만개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2012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공장에는 40나노와 28나노 공정이 적용된다. 공장이 풀 가동될 경우 연간 50억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모리스 창 TSMC 회장은 "신규 주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주 지역의 팹 12와 타이난 지역의 팹 14 등 기존 공장설비도 곧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TSMC는 현재 월평균 20만개인 12인치 웨이퍼 생산능력을 올해 말까지 월 24만개로 끌어올릴 수 있다.

TSMC의 공격적 행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수요 증가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며,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최신형 모바일기기용 반도체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TSMC가 인텔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의 글로벌 고객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회사의 투자 움직임을 전자 및 정보기술(IT) 산업의 세계적 추이를 읽는 중요 지표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TSMC는 앞서 지난달 세계 5위 반도체 칩 파운드리 업체인 중국 SMIC의 지분 8%를 인수키로 하는 등 해외 생산기반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