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모기지론' 최고 月 436만원·최저 7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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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금융공사, 가입자 분석
"73세 노인이 2억7700만원짜리 집을 담보로 죽을 때까지 매달 104만원의 생활비를 받는다. "
주택금융공사(HF공사)의 주택연금(역모기지론)에 가입해 연금을 받고 있는 3197가구의 평균 모습이다. 주택연금은 집을 담보로 제공한 뒤 노후생활비를 매달 연금식으로 받는 상품이다. 가입자가 사망하면 해당 집의 소유권은 HF공사로 넘어간다. 2007년 7월 출시돼 3년간 총 3197가구가 가입했다.
HF공사가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들의 평균 연령(가입 당시 기준)은 73세로 가입 기준 연령(60세)보다 13세 많았다. 연령별로는 70대가 절반 이상(52% · 1664가구)을 차지했다. 이어 60대 31%(991가구),80세 이상 17%(542가구) 순이었다. 최고령 가입자는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98세 이모 할아버지로 2억1300만원의 집을 담보로 9400만원을 일시금으로 수령한 뒤 매달 92만원씩 받고 있다. 이 할아버지를 포함해 90세 이상 가입자가 27명에 달했다.
가입자 구성은 부부가 59.9%(1916가구)로 가장 많았고 △독신 할머니 31.2%(998가구) △독신 할아버지 8.9%(283가구) 순이었다. 독신 할머니의 가입이 독신 할아버지보다 많은 이유는 여성의 경제 자립도가 낮아 노후생활 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HF공사는 설명했다.
가입자들이 담보로 내놓은 주택 가격(가입 당시 기준)은 평균 2억7700만원이었다. 1억~2억원 미만이 29.2%(933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억~3억원 23.4%(747가구) △3억~4억원 15.3%(490가구) △1억원 미만 11.2%(359가구) △4억~5억원 8.8%(280가구) △5억~6억원 6.4%(206가구) △6억원 초과 5.7%(182가구) 순이었다. 현행법상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은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없게 돼 있다.
가입자가 매달 받는 생활비는 평균 104만2000원이었다. 이 중 50만~100만원 미만이 전체의 39.1%(1250가구)로 가장 많았다. 매달 100만~150만원을 받는 사람(20.1% · 643가구)과 50만원 미만을 받는 사람(20% · 639가구)도 각각 20%를 넘었다. 200만~300만원을 받는 사람은 7.5%(239가구)를 차지했다. 300만원 이상 고액 수령자도 2%(65가구)나 됐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주모 할아버지(86)는 8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제공하고 월 436만원을 받아 최고액 수령자로 등극했다. 반면 최저액 수령자인 강원도 삼척의 채모 할아버지(73)는 3900만원짜리 단독주택을 내놓고 일시금(1095만원)까지 받아 매달 수령액은 7만9000원에 불과했다.
지급 유형별로는 별도의 목돈 인출 없이 일정 금액을 매달 나눠 받는 '종신 지급'이 55.3%(1768가구)로 절반을 넘었다. 의료비 혼사비 등으로 수시 인출이 가능한 '종신 혼합'을 택한 가입자(44.7% · 1429가구)도 상당했다. 월 지급 유형으로는 종신토록 매달 동일한 금액을 나눠 받는 '정액형'이 79.5%(2541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담보로 내놓은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전체의 82.7%(2643가구)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으로 △단독주택 10.6%(339가구) △다세대주택 3.8%(121가구) △연립주택 2.9%(93가구) 등이었다.
담보주택 소재지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이 78.3%에 달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