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자동차 판매도 부진해 소비지표 하락이 예상된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불변가격 기준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올 2월 13.1%를 기록했지만 3월 9.9%,4월 7.3%,5월 3.6% 등으로 낮아지고 있다. 불변가격 기준이란 물가변동 효과를 제거한 것을 말한다.

경기에 민감한 내구재 판매액지수 증가율도 2월 21.0%,3월 28.3%,4월 16.5%,5월 1.8% 등으로 3월에 반짝 상승한 이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내구재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승용차 판매액지수가 노후차 교체 지원 정책과 개별소비세 혜택 등에 따른 기저 효과가 반영되면서 5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전체 소매판매액의 10% 수준인 승용차 판매액지수는 2월 34.8%,3월 40.8%,4월 30.2% 등으로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지만 5월에는 -8.8%로 뚝 떨어졌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집계한 6월 국내 완성차 내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5.2% 급감했다. 이를 감안하면 30일 발표될 예정인 6월 소매판매액지수도 5월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상당수 소비자는 할부금융을 통해 자동차를 구매한다. 작년 5월 이후 승용차 판매가 급증한 여파로 할부금 부담이 커지면서 앞으로 승용차뿐 아니라 다른 제품에 대한 소비 여력도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자동차 판매 감소세는 기저 효과도 있지만 세제 지원에 따른 수요가 사라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휘발유와 경유 등 차량용 연료에 대한 소비지출이 가격 상승에 따라 늘어난 것도 앞으로 소비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5월 차량용 연료 판매액은 4조149억원으로 2008년 8월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4조원대에 들어섰다.

국내 휘발유 값이 사상 최고치인 ℓ당 2000원대를 돌파했던 2008년 7월 차량용 연료 소매판매액이 전년 같은 달보다 29.1% 급증하자 다른 상품군의 소비가 부진하면서 전체 소매판매액은 1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