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금리 인상 피해주'로 꼽혔던 건설주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 9일 6만3000원에 마감됐던 대림산업 주가는 16일 6만8000원으로 일주일 새 7.93% 상승했다. GS건설도 7만4200원에서 7만8900원으로 6.33%(4700원) 올랐다. 삼성물산(5.94%),대우건설(5.91%) 등도 5%대의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0.89%에 그친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상승세다.

금리 인상 전만 해도 건설주는 금리 상승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으로 지목됐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가뜩이나 침체된 부동산 경기에도 악영향을 줘 미분양 · 미입주 사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건설업종지수는 최근 주식시장 조정으로 이틀간 약보합세를 보였지만 금리 인상 이후 4.07%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건설주의 예상밖 강세는 투자자들이 실적 악화 우려보다 부동산 규제 완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동주 HMC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 경기침체를 바라만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만큼 금리 인상을 규제 완화의 수순으로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다"며 "올 들어 건설주가 워낙 부진하다 보니 이제는 살 때라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 가능성과 향후 건설주 흐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송흥익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정부도 이제는 부동산 규제를 풀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이 생겼다"며 "그동안 업황 악화는 충분히 주가에 반영된 만큼 이제는 건설주에 대해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허문욱 KB투자증권 이사는 "건설사 구조조정이 아직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이 부동산 규제 완화를 수긍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대규모 입주가 집중되는 오는 9월에는 미입주로 인해 건설사들의 현금흐름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