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19일 서울 여의도 시대의 개막을 선포한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있는 회장 집무실에서 공식 집무를 사실상 시작한다.

어 회장은 취임식 직후 여의도 집무실을 찾기도 했지만, 대외 인사차 자리를 자주 비워 여의도 회장실에서의 본격적인 집무는 이날 개시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어 회장이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 있던 회장 집무실을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으로 이전한 것은 국민은행 임직원과의 잦은 교류를 통해 그룹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 업무와 직원 현황 등을 빨리 파악하고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KB금융과 국민은행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포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각 명동과 여의도에 본사를 둔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과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간 갈등으로 증자 등 경영상 주요 사항이 원활하게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 회장은 이날 집무실 이전을 기념해 증권거래소 등 여의도 내 50여 개 금융회사와 유관기관에 시루떡을 돌릴 예정이다.

회장 집무실 이전을 이웃한 금융권에 알려 협조를 당부하고 KB금융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려는 취지로 보인다.

어 회장은 앞서 지난 13일 취임 뒤 첫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 영업점을 방문하고 영업점 직원들을 격려하고 여의도 내 거래 중소기업 2곳을 방문해 간담회를 갖는 등 여의도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어 회장은 취임 이튿날 자신에 대한 퇴진 투쟁을 벌이던 국민은행 노조를 전격 방문해 오해를 상당 부분 해소한 바 있다.

그는 또 그룹 회장으로서의 권한을 일부 사원들에게 위임해 차기 국민은행장 선임에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키로 하는 등 직원 사기 진작과 조직 추스르기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어 회장은 직원들과의 주말 산행과 주요 프라이빗 뱅킹(PB) 고객과의 주말 골프 행사 등도 계획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국가지명도 강화에 여념이 없던 어 회장이 국내 최대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진으로 발탁된 이후 금융에 푹 빠진 모습"이라며 "화려한 이력의 어 회장이 30여 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KB금융을 위해 아낌없이 풀어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