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株 이달 초 '골든크로스'
-은행 통신 유통 등도 반등 기대감 '솔솔'

내수주로 순환매가 이뤄질까. 수출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내수주는 여전히 증시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다. 최근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IT(정보기술) 자동차 조선 등 수출주를 주로 사고 있다. 기관도 수출주가 타깃이다.

하지만 수출주는 많이 오른게 부담이다. 당장 실적은 좋지만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크다. 최근 기관의 대규모 매도가 집중되면서 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한 게 그 방증이다.

이에 비해 내수주는 일단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 지수가 한단계 도약하려면 내수주가 어느정도 뒷받침을 해야 하고, 이 때문에 순환매 차원에서라도 내수주가 한번은 크게 오르지 않겠냐는 기대도 있다. 시장이 내수주를 주목하는 이유다. 실제 건설주 등 일부 내수주는 이미 반등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19일 오후 2시 16분 현재 삼성물산이 전거래일 대비 2700원(5.05%) 오른 5만62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현대건설(4.05%) 대림산업(3.24%) GS건설(2.03%) 현대산업(1.49%) 등 대형 건설주 대부분이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종 지수는 2.42% 오른 189.07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금융규제 완화를 포함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건설주를 끌어 올렸다.

비단 이날 뿐이 아니다. 건설업종 지수는 이달 초 20일 이동평균선이 6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다. 증시에서는 단기선이 장기선을 뚫고 올라가는 '골든크로스'가 나타나면 시장 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한다. 건설주가 이처럼 오르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업황이 너무 않좋기 때문이다. 저점을 찍었을 때 사야 한다는 논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주도 한번 반등하기 시작하면 강하게 오를 업종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기침체, 유럽 재정위기 재발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은 많지만 가격이 싸다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주의 밸류이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척도가 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평균 0.9배 내외에 불과하다. 더구나 은행주는 업종 비중이 커서 외국인과 기관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편입을 반드시 해야 한다.

홍헌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은행업종이 시장수익률을 4.3%나 하회한 것은 금호그룹의 워크아웃 부담과 건설사 등의 구조조정, 수익성 악화 우려, 유럽발 금융 리스크 때문"이라며 "하지만 은행주의 현 주가수준을 감안할 때 투자매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홍 연구원은 무엇보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금리 인상시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돼 조달금리는 조금 오르지만 대출금리는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서다.

여기에 △잠재 부실자산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점진적 대손비용 축소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에 대한 규제 강화로 경쟁환경 개선 △유럽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 수급적 부담요인 감소 등도 기대된다고 했다.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이 최근 파격적 요금제를 발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진 통신주도 "지나친 우려로 인해 주가가 너무 떨어졌다"는 의견이 줄을 잇는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통신사들이 출시한 상품 대부분은 결합서비스를 기본으로 하는 것으로, 매출이 감소할 수 있지만 가입자를 장기간 묶어놓을 수 있어 마케팅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며 최근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케팅 경쟁에 이번에는 요금 경쟁까지 추가된 것으로 비춰져 투자심리가 악화됐다"고 인정하면서도 "요금 경쟁으로 통신사들의 수익성에는 크게 영향이 없다"고 진단했다.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백화점, 할인마트의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있는 점은 유통주에 긍정적이다. 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인방' 기업 주가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세계 롯대 현대 등 백화점 3사의 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11.3% 증가해 지난 2월 이후 4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6월 매출도 6% 증가했다.

이달미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초부터 신규 취업자수 증가로 인한 실업률 하락이 추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근로자들의 소득 증가로 이어져 금리인상의 부정적 효과를 상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