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호남석유, 아시아서 생산규모 4위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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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계열사인 호남석유가 관련업계 전문가들로부터 잇단 호평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최대 석유화학업체인 '타이탄'을 인수키로 했다는 게 그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를 통해 호남석유가 생산규모로는 아시아권 4위로 발돋음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을 제외할 경우 생산능력은 기존 5위에서 2위 수준으로 뛴다"라고 분석했다.
◆"타이탄 인수로 글로벌 성장의 디딤돌 확보"
19일 업계에 따르면 호남석유는 지난주 타이탄 케미칼사(社) 지분 100%를 약 1조5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타이탄은 말레이시아내 제 1위 올레핀·폴리머 생산업체로 PE(폴리에틸렌) 101만톤, PP(폴리프로필렌) 48만톤, BTX(벤젠·톨루엔·자일렌) 20만톤, BD(부타디엔) 10만톤 등의 생산능력을 보유 중이다. 말레이시아 PO(폴리올레핀) 시장의 40%, 인도네시아 PE 시장의 30%를 차지할 만큼 시장점유율도 높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호남석유의 생산능력은 247만톤으로 확장되며 대만 화학업체 포모사에 이어 역내 2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백영찬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합병(M&A) 비용은 타이탄의 재무구조와 이익규모를 고려할 때 적절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크래커(생산시설)와 다운스트림(석유화학 기초 원료를 활용해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과정) 제품 증설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호남석유의 기업가치가 한 단계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도 "호남석유는 이번 M&A를 통해 우량자산을 적정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주가치가 증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 성장을 위한 전략 선택의 폭도 넓어지므로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황 둔화 리스크가 유일한 악재…하반기에 악재 부각될까?
다만 올 하반기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와 중국과 중동, 동남아시아 등 역내 신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부담으로 업황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타이탄 인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홍찬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신증설 설비 가동에 따른 물량 압박으로 인해 내년까지는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따라서 올 3분기부터 내년까지 EBITA(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전 이익) 마진과 순이익 마진은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타이탄 대주주도 단기적으로 업황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장부가 수준에서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다만 호남석유는 단기 업황보다는 중기적 관점에서 사업성을 보고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란 진단이다.
신은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남석유가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변신한 점은 긍정적이나 올 3분기 이후 이익 개선폭이 둔화된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내 증설이 지난해 4분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올해 중국의 PE와 PP 수입은 전년 대비 15~2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연구원은 "내년 이후부터 세계적인 신규 프로젝트 증설 감소에 따른 효과가 예상되나 올 하반기 업황 둔화가 실적에 먼저 반영될 것"이라며 "올해 4분기말부터 내년 초까지가 주가 매수를 검토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희철 연구원도 경기변수로 인해 실적이 단기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내년 이후 업황이 턴어라운드되면 적극적인 신증설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사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할인돼야 할 요인은 없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앞으로 자회사인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도 재추진될 전망이어서 생산제품군이 다양화되고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석유화학 업황이 기존 우려보다 양호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석유화학 사이클은 우려와 달리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며 "올해 증설 공급량은 약 1056만톤으로 집계돼 있으나 완공 초기년도의 가동률이 70%임을 감안하면 실제 공급증설분은 약 739만톤으로 수요증설분인 575만톤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증설설비가 완전히 가동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 주가는 잠시 조정과정을 거치겠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다시 사이클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제훈 동부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폴리에틸렌의 단가가 하락할 것이나 중동, 아시아 등에서의 수요 및 유통 물량이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석유화학의 호황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를 통해 호남석유가 생산규모로는 아시아권 4위로 발돋음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을 제외할 경우 생산능력은 기존 5위에서 2위 수준으로 뛴다"라고 분석했다.
◆"타이탄 인수로 글로벌 성장의 디딤돌 확보"
19일 업계에 따르면 호남석유는 지난주 타이탄 케미칼사(社) 지분 100%를 약 1조5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타이탄은 말레이시아내 제 1위 올레핀·폴리머 생산업체로 PE(폴리에틸렌) 101만톤, PP(폴리프로필렌) 48만톤, BTX(벤젠·톨루엔·자일렌) 20만톤, BD(부타디엔) 10만톤 등의 생산능력을 보유 중이다. 말레이시아 PO(폴리올레핀) 시장의 40%, 인도네시아 PE 시장의 30%를 차지할 만큼 시장점유율도 높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호남석유의 생산능력은 247만톤으로 확장되며 대만 화학업체 포모사에 이어 역내 2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백영찬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합병(M&A) 비용은 타이탄의 재무구조와 이익규모를 고려할 때 적절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크래커(생산시설)와 다운스트림(석유화학 기초 원료를 활용해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과정) 제품 증설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호남석유의 기업가치가 한 단계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도 "호남석유는 이번 M&A를 통해 우량자산을 적정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주가치가 증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 성장을 위한 전략 선택의 폭도 넓어지므로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황 둔화 리스크가 유일한 악재…하반기에 악재 부각될까?
다만 올 하반기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와 중국과 중동, 동남아시아 등 역내 신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부담으로 업황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타이탄 인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홍찬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신증설 설비 가동에 따른 물량 압박으로 인해 내년까지는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따라서 올 3분기부터 내년까지 EBITA(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전 이익) 마진과 순이익 마진은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타이탄 대주주도 단기적으로 업황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장부가 수준에서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다만 호남석유는 단기 업황보다는 중기적 관점에서 사업성을 보고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란 진단이다.
신은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남석유가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변신한 점은 긍정적이나 올 3분기 이후 이익 개선폭이 둔화된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내 증설이 지난해 4분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올해 중국의 PE와 PP 수입은 전년 대비 15~2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연구원은 "내년 이후부터 세계적인 신규 프로젝트 증설 감소에 따른 효과가 예상되나 올 하반기 업황 둔화가 실적에 먼저 반영될 것"이라며 "올해 4분기말부터 내년 초까지가 주가 매수를 검토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희철 연구원도 경기변수로 인해 실적이 단기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내년 이후 업황이 턴어라운드되면 적극적인 신증설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사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할인돼야 할 요인은 없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앞으로 자회사인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도 재추진될 전망이어서 생산제품군이 다양화되고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석유화학 업황이 기존 우려보다 양호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석유화학 사이클은 우려와 달리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며 "올해 증설 공급량은 약 1056만톤으로 집계돼 있으나 완공 초기년도의 가동률이 70%임을 감안하면 실제 공급증설분은 약 739만톤으로 수요증설분인 575만톤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증설설비가 완전히 가동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 주가는 잠시 조정과정을 거치겠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다시 사이클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제훈 동부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폴리에틸렌의 단가가 하락할 것이나 중동, 아시아 등에서의 수요 및 유통 물량이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석유화학의 호황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