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들으시오"…직격탄 날린 국적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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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F·지멘스 CEO 등 "中 규제로 투자환경 악화됐다"
지도부 면전서 날선 비판
원자바오 "흥분 가라 앉히라"
지도부 면전서 날선 비판
원자바오 "흥분 가라 앉히라"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최근 중국 정부의 '보호주의' 성향을 강하게 비판한 데 이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동행했던 독일의 대표 기업인들도 중국 최고 지도부 면전에서 "중국의 투자 환경이 악화됐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과거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릴까 노심초사했던 것과 달리 거침없이 비판의 날을 세우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독일 DPA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8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중국 방문에 동행했던 대표기업인 두 명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면전에서 '중국 내 투자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메르켈 총리의 나흘간 방중에 동행한 기업인들이 공개적으로 중국의 외자기업 정책을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총리의 중국 방문에는 BASF와 지멘스,폭스바겐,메트로,코메르츠방크 등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 25명이 동행했다.
위르겐 함브레히트 BASF CEO는 지난 주말 시안에서 원자바오 총리와 만나 "중국 내 외국기업에 각종 규제가 너무 많고,중국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선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적 노하우를 강제로 중국 합작회사에 넘겨주도록 돼있다"며 "이 같은 중국의 정책은 합작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 · 태지역 독일 기업인 협회장을 맡고 있는 페터 뢰셔 CEO도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주요 입찰에서 (중국 기업과) 동등한 조건으로 활동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자동차나 금융분야에서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고 있는 각종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독일 기업인들은 중국 내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조치가 미흡하고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데 애로가 많다는 점도 거론했다.
중국 내 매출이 90억유로에 이르고 3만6000여명의 중국인을 고용하고 있는 두 거대기업 CEO가 직설적으로 불만을 표하자 원자바오 총리는 "흥분을 가라 앉히라"며 "중국은 해외 기업의 투자에 문호가 개방돼 있으며,외국 기업을 차별하는 일은 없다"고 진화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는 또 "중국 내 투자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며 "BASF 등이 지적한 사항들을 검토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대화를 지켜보던 메르켈 총리는 "대화가 변죽만 울린 것은 아니었다"는 뼈있는 관전평을 하기도 했다.
독일 대표 기업인들의 이 같은 발언이 다국적 기업들의 행보변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함브레히트 CEO는 2007년 메르켈 총리가 달라이 라마를 면담했을 당시 독일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을 정도로 중국 정부의 눈치를 많이 보던 인물이었지만 이번에는 중국 정부와 정면 대결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독일 기업뿐만 아니라 주요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서도 중국의 보호주의 성향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이멜트 회장은 로마에서 이탈리아 기업 총수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중국이 정말 걱정된다. 진정으로 해외 기업들이 자국에서 성공하기를 원하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멜트 회장은 "중국이 다국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더 많은 보호무역 장벽을 쌓고 있다"며 "GE는 중국에서 25년래 가장 험악한 경영 환경을 경험하고 있다"고 비판,파문을 일으켰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파이낸셜타임스(FT)와 독일 DPA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8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중국 방문에 동행했던 대표기업인 두 명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면전에서 '중국 내 투자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메르켈 총리의 나흘간 방중에 동행한 기업인들이 공개적으로 중국의 외자기업 정책을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총리의 중국 방문에는 BASF와 지멘스,폭스바겐,메트로,코메르츠방크 등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 25명이 동행했다.
위르겐 함브레히트 BASF CEO는 지난 주말 시안에서 원자바오 총리와 만나 "중국 내 외국기업에 각종 규제가 너무 많고,중국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선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적 노하우를 강제로 중국 합작회사에 넘겨주도록 돼있다"며 "이 같은 중국의 정책은 합작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 · 태지역 독일 기업인 협회장을 맡고 있는 페터 뢰셔 CEO도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주요 입찰에서 (중국 기업과) 동등한 조건으로 활동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자동차나 금융분야에서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고 있는 각종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독일 기업인들은 중국 내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조치가 미흡하고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데 애로가 많다는 점도 거론했다.
중국 내 매출이 90억유로에 이르고 3만6000여명의 중국인을 고용하고 있는 두 거대기업 CEO가 직설적으로 불만을 표하자 원자바오 총리는 "흥분을 가라 앉히라"며 "중국은 해외 기업의 투자에 문호가 개방돼 있으며,외국 기업을 차별하는 일은 없다"고 진화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는 또 "중국 내 투자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며 "BASF 등이 지적한 사항들을 검토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대화를 지켜보던 메르켈 총리는 "대화가 변죽만 울린 것은 아니었다"는 뼈있는 관전평을 하기도 했다.
독일 대표 기업인들의 이 같은 발언이 다국적 기업들의 행보변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함브레히트 CEO는 2007년 메르켈 총리가 달라이 라마를 면담했을 당시 독일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을 정도로 중국 정부의 눈치를 많이 보던 인물이었지만 이번에는 중국 정부와 정면 대결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독일 기업뿐만 아니라 주요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서도 중국의 보호주의 성향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이멜트 회장은 로마에서 이탈리아 기업 총수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중국이 정말 걱정된다. 진정으로 해외 기업들이 자국에서 성공하기를 원하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멜트 회장은 "중국이 다국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더 많은 보호무역 장벽을 쌓고 있다"며 "GE는 중국에서 25년래 가장 험악한 경영 환경을 경험하고 있다"고 비판,파문을 일으켰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