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젠 게임도 입체로"…3D PC 국내 첫 출시
'천족 검성이 창을 휘두를 때마다 빛이 사방에서 번쩍인다. 몬스터들이 화면 앞으로 툭 쓰러진다. 검성이 폭포 앞에서 내달리자 물방울이 모니터 앞면으로 쏟아질 듯 튄다. '

LG전자의 3D(3차원) PC 발표회가 열린 19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3층.갈영수 엔씨소프트 과장이 자사 게임 '아이온'을 LG전자 3D 노트북 PC로 시연하자 행사장엔 '야~'하는 탄성이 일었다.

◆LG전자,국산 3D PC 시대 연다

LG전자가 PC사업을 시작한 지 28년.LG전자는 HP와 델,삼성전자와 경쟁하며 국내 시장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사업을 글로벌 톱으로 끌고갈 모멘텀이 부족했다. 박형봉 PC사업팀장은 데스크톱과 노트북으로 양분돼 있는 PC시장에서 LG전자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느냐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3D 영화인 '아바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면서 '3D PC'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올 들어 3D TV에 이어 3D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캠코더가 속속 등장하면서 박 팀장은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올해 20만대 규모인 3D 노트북 시장이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15년엔 1380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내부 분석도 개발을 가속화했다. 하지만 가격이 중요했다. 시장이 열리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지갑 부담을 줄여야 했던 것.

LG는 이에 따라 대만의 아수스가 200만원대에 내놓은 3D PC 값을 160만~190만원대로 낮췄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택헌 엔씨소프트 센터장은 "LG전자의 3D PC는 최상의 사양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며 호평했다.

◆3D 노트북-PC-모니터 동시 출시

LG전자가 이날 선보인 제품은 3D 노트북과 데스크톱,모니터 등 3종이다. 노트북(R590 · R570)은 아이온과 같은 3D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15.6인치의 시원한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데스크톱(S30시리즈)은 2차원 영상을 3차원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함께 묶어 판매하기로 했다. 3D 모니터(W2363D)는 23인치 크기로 국내 최초로 풀HD급 제품이다.

LG전자는 또 제품에 따라 3D 안경을 달리 제공한다. 휴대성이 중요한 노트북엔 가벼운 안경(편광방식)을,데스크톱과 모니터 구매 고객에겐 3D 극장용과 같은 안경(셔터방식)을 준다.

이번 3D 제품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LG전자는 세계 시장에도 도전한다. 이달 말부터 중남미와 중동,아프리카에 3D 노트북을 내놓고 유럽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3D 모니터를 선보인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