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새 참모들에게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 3대 키워드로 소통과 서민,일자리를 제시했다. 또 이를 실행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선택과 집중,신속한 의사결정,자율과 책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개편 이후 이날 처음으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곳이 마지막 직장이라 생각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각오를 다져라"며 참모들에게 이같이 지시했다.

◆서민 · 소통 강조 이유는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부 소통 문제부터 끄집어냈다. 이 대통령은 "수석 간,비서실 간 소통이 안 되면 대통령과 소통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동안 세종시 수정안,4대강 등 주요 국정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정무와 정책,홍보 파트 간 제대로 손발이 맞지 않아 대국민 설득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 대통령이 "수석 간 회의도 형식적인 업무보고가 아니라 충분한 토론,격렬한 토론으로 진행해 수평 간 · 수직 간 의사소통을 잘하자"고 한 것은 이런 정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참모들이 당 · 정 · 청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다같이 골고루 잘 살아야 한다"며 '서민'을 국정 운영의 중심에 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6 · 2 지방선거' 패배 이후 부쩍 강조하고 있는 '친서민 중도실용 위주 정책'의 연장선상이다. '부자 정권' 비판을 불식하고 계층 이념 지역적 차이를 넘어 고른 지지를 받는 정권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약자 서민 젊은이에 초점을 둔 일자리를 전략적으로 주도하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조정 역할과 역점 과제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통상 업무는 부처에 맡길 것을 주문했다. 국책 과제를 '백화점식'으로 벌리기보다 핵심 사안에 대해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라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나는 새벽 4시에 일어나니까 '대통령이 바빠서…'라는 핑계를 대며 의사결정을 미루지 말고 시간 불문(밤낮),매체 불문(대면 전화 인터넷)하고 보고하라"고 당부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보고 형식을 파괴하라는 뜻이다.

◆새 수석 발탁 이유는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신임 참모들의 발탁 취지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백용호 정책실장에 대해 "공정거래위와 국세청은 일선에서 보고 듣는 자리기 때문에 이런 자리를 거쳐서 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인주 사회통합수석에 대해선 "보수에서 의심할 정도로 중도 좌파라고 하는데 중도에서 평생을 잘 활동한 분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정진석 정무수석은 누구보다 정무감각이 뛰어나 당 · 정 · 청의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홍상표 홍보수석은 연합뉴스와 YTN을 거치면서 원만한 업무수행을 했고,김희정 대변인은 매우 열성적이고 적극적이어서 대통령의 뜻을 왜곡 없이 전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