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역사(驛舍)와 군부대 터,체육시설 등이 잇달아 공연 무대와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으로 탈바꿈해 시민들 곁으로 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을 리모델링해 공연장과 전시관을 갖춘 대중문화 복합 공간으로 내년 3월 개장한다고 발표했다.

원래 테니스 경기장이었으나 그간 공연 장소로도 활용됐던 올림픽홀은 리모델링을 통해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가수 인순이씨의 예술의전당 대관 여부로 논란이 일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중 음악인들의 호응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총 70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가며 현재 설계도가 나온 상태다.

유인촌 문화부장관은 "대중문화예술 산업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해왔고 21세기 국가발전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는 있지만 이 분야의 인프라 개선과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며 보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홀의 무대는 커지고 음향시설과 객석의자도 보완된다. 2700여석 규모의 주 공연장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3300석)보다는 작지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2340석)보다 크다.

이와 별도로 재야 신인가수와 재즈 · 포크 · 록 ·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을 할 수 있는 240석 규모의 공연장도 건립된다. 한국 대중문화 변천사를 보여주는 각종 자료와 사진,예술인들의 핸드프린팅,조형물 등을 전시하며 한류스타 전시관도 생긴다.

2004년 KTX 역사가 준공되면서 폐쇄된 옛 서울역사도 내년 3월에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1925년 문을 연 옛 서울역사는 준공 당시 모습으로 복원하는 작업이 현재 절반가량 진행된 상태.옛 역사의 상징적 공간인 1층 중앙홀은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되며 중앙홀 옆의 1 · 2등석 대합실과 대통령이 머물던 귀빈실,부인 대합실 등은 서울 근 · 현대사를 보여주는 문화역사관으로 바뀐다.

20세기 초 서울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꼽히던 '서울역 그릴'은 전시 · 대관용으로,돔형 지붕 아래 철골구조가 있는 공간은 설치미술 장소로 각각 활용한다. 130석 규모의 대중음악 공연장과 기찻길 옆 노천 카페도 관심을 모은다.

오는 10월에는 서울 용산구 서계동의 국군기무사령부 수송대 터(7860.5㎡)를 '열린 문화 공간'으로 조성한다. 1981년 12월 만들어져 그동안 군 차고지와 차량정비소로 사용된 이 곳은 기무사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문화부가 지난 5월 국방부로부터 2012년까지 사용권을 확보했다.

각종 예술단체들이 최종 리허설이나 워크숍 공연을 올릴 수 있는 무대가 생겨 연극 전공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보다 싼값에 실험적인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정비고는 3개의 중 · 대형 연습실로 바뀐다.

또 군인 막사는 문화부와 국립극단 등 이 사무실로 사용하고 생활관(내무반) 중 일부는 그대로 남겨둬 예술가들이 임시 거주할 수 있는 주거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