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의 장중 회복세 등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19일 증시는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 출발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 급락과 경기둔화 우려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이후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증시는 장중 다소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고있지만 중기적 관점에서 상승 추세가 꺾이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BOA, 씨티그룹 등 일부 기업의 부진한 실적과 7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악화로 2% 넘게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50포인트(0.37%) 내린 1731.95로 장을 마쳤다. 3거래일째 내림세를 이어간 것이다. 지수는 1720선 아래서 장을 출발한 후 장중 1717선까지 밀려났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와 연기금 등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이 줄어들어 한때 1737선까지 회복하기도 했다.

외국인은 8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서 54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펀드 환매가 이어지면서 투신권은 6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809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은 316억원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이에 맞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339억원, 61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업종별로 정부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에 대한 기대로 건설업종이 2% 넘게 뛰었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 등이 1∼4%대 강세를 나타냈다. 은행, 금융을 비롯해 전기전자, 통신, 운수장비 등은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원전 도입 기대를 바탕으로 관련 종목들이 큰 폭으로 올랐다. 한전KPS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두산중공업, 한전기술 등이 1∼3% 뛰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6개를 포함한 302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 등 486개 종목이 내렸다. 81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약보합으로 장을 마쳐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39포인트(0.08%) 내린 498.49를 기록했다. 장중 반등을 시도하면서 499.63까지 올랐지만 500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혼조세를 보였다. 서울반도체는 상승했지만, 셀트리온, SK브로드밴드, OCI머티리얼즈, 다음, 메가스터디 등은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원전 도입 기대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꽃피었다. 우리기술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모건코리아, 비에이치아이가 상승했다.

시장확대 기대로 스마트그리드 관련주인 피에스텍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보성파워텍, 옴니시스템, 누리텔레콤 등도 5% 이상 급등했다.

합병을 앞둔 프리지엠은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고 웨스테이크는 자산재평가 발생에 닷새째 상한가를 이어갔다. 상호를 변경 상장한 SBI글로벌은 급등했지만 레드로버는 우회상장 첫날 급락했다. 디초콜릿은 채권단이 소속연예인의 출연료를 가압류했다는 소식에 급락했다.

코스닥 시장의 상한가 종목은 28개, 상승종목은 393개를 기록했다. 하한가 종목은 6개, 하락종목은 492개, 보합종목은 95개로 나타났다.

이날 중국 증시가 장중 반등한 것도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했다. 또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 유연성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후 달러·위안 환율이 비교적 빠르게 상승했지만 한국 증시에 미친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한국증시의 모멘텀(상승요인)을 고려해 외국인 투자자가 소규모 매도에 그쳤다"며 "현 시점에서 미국 관련 모멘텀보다는 중국 관련 수출, 유로화 반등에 비춘 유럽 재정위기 이슈 완화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1%(12.10원) 오른 1215.6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김하나·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