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오를 때도 내릴 때도 대박이 나는 상품이 있다. 제한된 투자자금으로 가능한 최대의 효과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식워런트증권(Equity Linked Warrant), 즉 ELW는 2005년 12월1일 국내 주식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역사는 짧지만 지난해 거래 규모가 홍콩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설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금융상품이기도 하다. 올 6월말 현재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500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의 30%에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빠른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ELW가 갖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와 주식처럼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편의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레버리지 효과는 ELW 가격이 기초자산 주가에 비해 낮기 때문에 발생하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에게는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또 주가가 상승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콜 ELW와 그 반대인 풋 ELW가 있어 상승장과 하락장에 모두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ELW는 가격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

ELW가 아무리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해도 그 특성과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워런트라고도 불리는 ELW는 주식처럼 거래하지만 그 성격은 옵션과 매우 유사하다.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기초자산)를 미리 정한 날짜(만기일)에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사거나(콜) 팔 수 있는(풋) 권리를 갖는 증권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저녁식사를 할인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쿠폰과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개월 내 저녁식사 메뉴를 아무거나 먹을 수 있는 쿠폰을 5000원에 샀다고 치자.이 음식점 저녁 메뉴의 평균가격이 7000원이라고 한다면 이 쿠폰은 최소 2000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쿠폰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선택하는 메뉴의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만약 식재료값이 올라 부득이하게 음식점이 가격을 1만원으로 인상한다면 이 쿠폰의 가치는 최소 5000원으로 높아지게 된다. 식재료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아직 약속한 시간이 3개월이나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 쿠폰의 가치는 5000원이 아니라 '5000원+α'가 된다.

반면 이 음식점의 메뉴 가격이 5000원 미만으로 하락한다면 쿠폰을 보유한 소비자는 굳이 쿠폰으로 5000원을 지불하면서 식사를 할 이유가 없다. 쿠폰의 가치가 사라졌단 얘기다. 하지만 혹시 3개월 안에 가격이 오를 때를 대비해 서랍속에 보관해 둔다면 쿠폰의 가치는 아직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약속한 시간이 다 됐다면 5000원은 그냥 날리는 셈이다.

쿠폰과 저녁식사 대신에 ELW와 기초자산을 대입시켜 보자.약속한 시간 3개월은 '만기'가 되고 5000원은 '약속한 가격=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가격'이 된다. ELW도 저녁식사 쿠폰과 같이 내가 유리할 때 사용하면 되는 '권리'가 된다.


◆내재가치와 시간가치

ELW의 가치는 기초가 되는 자산의 가격(메뉴값)과 미리 약속한 행사가격(쿠폰값) 사이에서 결정된다. 이 차이가 바로 ELW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내재가치'다. 주가가 만기까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추가적으로 이익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이것을 '시간가치'라고 한다.

ELW의 가치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내재가치'와 미래에 더 생길 수 있는 '시간가치'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시간가치'는 투자자가 레버리지 효과를 얻는 대신 지불해야 하는 비용과도 같은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편 ELW는 '유동성 공급자(LP)'에 의해 가격이 형성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불특정 다수끼리 거래가 이뤄진다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ELW의 가격이 결정되겠지만 ELW는 원활한 거래를 위해 LP를 두고 있다. LP들은 기초자산의 가격과 행사가격, 잔존만기, 변동성 등을 고려해 매수 · 매도 호가를 이론적으로 계산해 제시한다.

◆ELW 투자전략은

현재 상장돼 있는 ELW는 6000종목이 넘는다. 이 중 내가 맞는 ELW를 고르기 위해서는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까. ELW를 선택할 때는 기초자산의 선정과 방향성 예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기초자산을 선택하느냐가 결국 ELW 투자의 성패를 좌우한다. 현재 ELW의 기초자산은 코스피100과 코스닥스타지수를 구성하는 시가총액 상위 5개 주식과 코스피200지수, 일본 닛케이지수, 홍콩H지수 등으로 한정돼 있다.

이들 기초자산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방향성을 예측해서 가격이 오를 것 같으면 '콜 ELW'를, 반대의 경우엔 '풋 ELW'를 선택하면 된다. 이때 기초자산의 방향성 예측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예상한 방향대로 움직일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ELW는 정해진 만기가 있어 마냥 기다릴 시간은 없기 때문이다. 말그대로 '시간은 금'이다.
기초자산을 정했다면 만기와 행사가격을 정해야 한다. 만기는 수익을 확보할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최소 2개월 이상 인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행사가격 역시 기초자산의 가격과 너무 차이가 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만기날까지 도달해야 하는 목표가격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목표 수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ELW는 현물 가격보다 훨씬 싼(비싼) 값에 주식을 살(팔)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방향성 예측이 잘못되면 오히려 손실을 입게 된다. 특히 기초자산의 가격이 만기일 행사가격만큼 오르거나 내리지 않았다면 투자원금을 모두 날릴 수 있고, 약속한 시간이 지나면 권리의 가치도 사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어떤 상품이든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수익이 있으면 위험도 있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상품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투자자 각자의 위험 선호도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른투자 성공투자로 향하는 길이다.



유지은 맥쿼리증권 파생영업부 상무 ji-eun.yoo@macquqr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