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ELW 투자 스토리‥삼성전자 직접투자 대신 '콜ELW'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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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원 넘자 매도…일주일새 33% 수익
주식투자자 김수철씨(34 · 가명)는 이달 초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하락하자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지난달 말 80만원 밑으로 떨어진 주가가 76만원대까지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판단하고 5일 투자했다.
그가 매입한 것은 삼성전자 주식이 아닌 '맥쿼리 삼성전자 콜ELW'(종목코드 600221)다. ELW는 투자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을 ?(ㅎ)훌? 전체 주식 투자자금 1000만원의 20%인 200만원만 투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80만원을 회복하는 순간 차익 실현하기로 한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12일 80만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그는 '맥쿼리 삼성전자 콜ELW'를 주당 290원에 사서 385원에 팔았다. 1주일 만에 32.75%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분산 · 헤지 차원 ELW 투자 '짭짤'
ELW(Equity Linked Warrant · 주식워런트증권)하면 흔히 떠올리는 단어가 '대박'이다. 주식과 달리 가격제한폭이 없어 눈 깜짝할 사이 몇 배 수익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종 '로또'에 비유되기도 한다.
하지만 ELW를 주식이나 펀드 투자의 헤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대박'을 꿈꾸고 ELW에 투자했다가 '쪽박' 차기 십상이라는 설명이다. 순식간에 ELW 투자금 전체가 날아가버릴 수 있을만큼 투자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지수나 종목 방향성을 매번 맞출 수 있다면 ELW만큼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도 찾기 힘들다. 김수철씨가 삼성전자 ELW 대신 주식을 사게 되면 단 2주밖에 못 산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4.56%에 그친다. 삼성전자 반등에 대한 확신이 조금만 덜했어도 ELW를 매입하진 못했을 것이다. 주가가 더 떨어지는 순간 거꾸로 손실률 또한 주식 하락률을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ELW 투자금액은 전체 투자자금에서 손실을 ?(ㄹ)聆? 수 있는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 옳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주가 방향성에 확신이 들더라도 틀릴 가능성을 항상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원금의 20%로 ELW 투자금액을 제한한 김씨와 같이 대부분의 투자자에겐 10~20% 수준이 적당하다.
종목ELW뿐만 아니라 지수ELW 투자도 분산 또는 헤지 차원에서 이뤄진다. 시멘트회사에 다니는 이동열씨(43)는 주식형펀드에 3000만원을 투자하고 있는 펀드투자자다. 그는 지난달 24일 코스피지수가 1739선까지 오르자 단기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펀드를 환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5년 후를 보고 투자한 데다 환매 수수료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신 투자금액의 10%인 300만원으로 '메리츠 코스피200풋'(610221)에 투자했다. 예상대로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를 탔고 1700선을 밑돌자 그는 차익실현했다. 24일 주당 340원에 사서 30일 505원에 팔았다. 지수 하락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그 대신 ELW 투자로 6일 만에 48.52%의 수익을 낸 것이다.
◆초단타매매 '슈퍼 메뚜기' 판 쳐
ELW는 특정 일에 주식이나 주가지수를 매수 · 매도할 수 있는 권리(옵션)를 상장시켜 매매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특정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미래시점(만기일)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유가증권이다. 그러나 만기까지 들고 갈 필요가 없다. 정확히 말하면 만기까지 기다리면 손해다. 만기에 가까워질수록 시간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ELW의 가치 또한 떨어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ELW 차익실현 시기를 철저하게 잡고 이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령 삼성전자 콜ELW를 샀다면 5% 오르면 차익실현하고,5% 내리면 손절매 하는 식이다. 종목보다 변동성이 적은 지수 콜ELW를 샀다면 1% 부근에서 차익실현 또는 손절매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ELW 투자자들은 이런 원칙 투자보단 단타 매매를 일삼고 있다. 변동성이 큰 ELW 시장에서 단타로 대응하려는 것이지만 승률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LW 시장에는 하루에 수백 번씩 초단타매매를 일삼는 스캘퍼(Scalper)를 지칭하는 '슈퍼 메뚜기'들이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3만명이 넘는 ELW 투자자 중 '슈퍼 메뚜기'들은 1%도 되지 않지만 이들은 단타 ELW 시장에선 증권사 유동성공급자(LP)들까지 울릴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슈퍼 메뚜기의 매매 비중은 ELW시장 전체 거래의 20~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ELW 가격은 현물 주가흐름과 맞물려 움직이는데 이들은 방향성을 한 발 앞서 예측하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사용하고 있어 단타 싸움에서 일반 투자자에 비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ELW 시장이 슈퍼 메뚜기들의 '투전판'으로 전락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께 도입 예정인 조기종료 ELW가 시장 건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기종료 ELW는 일반 ELW에 조기종료 조건이 부여된 것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조기종료 발생 기준 가격에 도달하거나 초과하는 경우 만기 전에 언제라도 워런트의 효력이 종료된다. 일반 ELW보다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밀접하게 변동해 가격 투명성이 높고 워런트의 손실이 확대될 경우 투자원금 전부를 잃기 전에 조기 종료되며 잔존가치를 지급하므로 투자자 보호가 가능하다. 하지만 조기 종료로 투자 수익 창출 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그가 매입한 것은 삼성전자 주식이 아닌 '맥쿼리 삼성전자 콜ELW'(종목코드 600221)다. ELW는 투자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을 ?(ㅎ)훌? 전체 주식 투자자금 1000만원의 20%인 200만원만 투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80만원을 회복하는 순간 차익 실현하기로 한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12일 80만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그는 '맥쿼리 삼성전자 콜ELW'를 주당 290원에 사서 385원에 팔았다. 1주일 만에 32.75%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분산 · 헤지 차원 ELW 투자 '짭짤'
ELW(Equity Linked Warrant · 주식워런트증권)하면 흔히 떠올리는 단어가 '대박'이다. 주식과 달리 가격제한폭이 없어 눈 깜짝할 사이 몇 배 수익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종 '로또'에 비유되기도 한다.
하지만 ELW를 주식이나 펀드 투자의 헤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대박'을 꿈꾸고 ELW에 투자했다가 '쪽박' 차기 십상이라는 설명이다. 순식간에 ELW 투자금 전체가 날아가버릴 수 있을만큼 투자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지수나 종목 방향성을 매번 맞출 수 있다면 ELW만큼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도 찾기 힘들다. 김수철씨가 삼성전자 ELW 대신 주식을 사게 되면 단 2주밖에 못 산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4.56%에 그친다. 삼성전자 반등에 대한 확신이 조금만 덜했어도 ELW를 매입하진 못했을 것이다. 주가가 더 떨어지는 순간 거꾸로 손실률 또한 주식 하락률을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ELW 투자금액은 전체 투자자금에서 손실을 ?(ㄹ)聆? 수 있는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 옳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주가 방향성에 확신이 들더라도 틀릴 가능성을 항상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원금의 20%로 ELW 투자금액을 제한한 김씨와 같이 대부분의 투자자에겐 10~20% 수준이 적당하다.
종목ELW뿐만 아니라 지수ELW 투자도 분산 또는 헤지 차원에서 이뤄진다. 시멘트회사에 다니는 이동열씨(43)는 주식형펀드에 3000만원을 투자하고 있는 펀드투자자다. 그는 지난달 24일 코스피지수가 1739선까지 오르자 단기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펀드를 환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5년 후를 보고 투자한 데다 환매 수수료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신 투자금액의 10%인 300만원으로 '메리츠 코스피200풋'(610221)에 투자했다. 예상대로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를 탔고 1700선을 밑돌자 그는 차익실현했다. 24일 주당 340원에 사서 30일 505원에 팔았다. 지수 하락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그 대신 ELW 투자로 6일 만에 48.52%의 수익을 낸 것이다.
◆초단타매매 '슈퍼 메뚜기' 판 쳐
ELW는 특정 일에 주식이나 주가지수를 매수 · 매도할 수 있는 권리(옵션)를 상장시켜 매매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특정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미래시점(만기일)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유가증권이다. 그러나 만기까지 들고 갈 필요가 없다. 정확히 말하면 만기까지 기다리면 손해다. 만기에 가까워질수록 시간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ELW의 가치 또한 떨어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ELW 차익실현 시기를 철저하게 잡고 이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령 삼성전자 콜ELW를 샀다면 5% 오르면 차익실현하고,5% 내리면 손절매 하는 식이다. 종목보다 변동성이 적은 지수 콜ELW를 샀다면 1% 부근에서 차익실현 또는 손절매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ELW 투자자들은 이런 원칙 투자보단 단타 매매를 일삼고 있다. 변동성이 큰 ELW 시장에서 단타로 대응하려는 것이지만 승률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LW 시장에는 하루에 수백 번씩 초단타매매를 일삼는 스캘퍼(Scalper)를 지칭하는 '슈퍼 메뚜기'들이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3만명이 넘는 ELW 투자자 중 '슈퍼 메뚜기'들은 1%도 되지 않지만 이들은 단타 ELW 시장에선 증권사 유동성공급자(LP)들까지 울릴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슈퍼 메뚜기의 매매 비중은 ELW시장 전체 거래의 20~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ELW 가격은 현물 주가흐름과 맞물려 움직이는데 이들은 방향성을 한 발 앞서 예측하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사용하고 있어 단타 싸움에서 일반 투자자에 비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ELW 시장이 슈퍼 메뚜기들의 '투전판'으로 전락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께 도입 예정인 조기종료 ELW가 시장 건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기종료 ELW는 일반 ELW에 조기종료 조건이 부여된 것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조기종료 발생 기준 가격에 도달하거나 초과하는 경우 만기 전에 언제라도 워런트의 효력이 종료된다. 일반 ELW보다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밀접하게 변동해 가격 투명성이 높고 워런트의 손실이 확대될 경우 투자원금 전부를 잃기 전에 조기 종료되며 잔존가치를 지급하므로 투자자 보호가 가능하다. 하지만 조기 종료로 투자 수익 창출 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