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전자산인 금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미국과 유럽에서 연이어 불거져 나온 금융위기로 달러나 유로 등의 통화가치 신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자산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금 투자와 관련한 다양한 상품이 출시돼 있고 거래도 늘고 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나 금펀드,골드뱅킹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오는 9월 한국거래소에 첫 상장되는 '미니금선물'이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기존 금선물보다 거래 단위를 낮추고 가격 적정성에 대한 신뢰도도 높인 게 특징이다. 금 투자에 시선을 두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미니금선물을 통해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금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거래단위 작아 '미니'…소액 투자 가능


미니금선물은 거래단위가 기존 표준 금선물(1㎏ 단위)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100g이다. 미니금선물이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거래단위가 작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소액으로도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기존 금선물의 거래 단위가 크고 비싸서 거래를 머뭇거렸던 투자자에게는 좋은 대안이다.

선물의 특성상 현물보다 거래 자금이 적게 드는 것도 미니금선물의 장점이다. 기초자산의 9%인 위탁증거금만 있으면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물로 금 100g이 450만원이라면 미니금선물 100g을 사고팔 때 40만5000원만 있으면 된다. 원래 450만원의 자금을 가진 투자자라면 증거금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은 다른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선물 상품은 만기에 기초자산인 실물을 주고받는 '인수도결제' 방식과 차익에 해당하는 현금을 주고받는 '현금결제' 방식으로 나뉜다. 기존 표준금선물은 인수도결제 방식이어서 실물을 주고받는 과정이 번거로웠다. 현물거래와 마찬가지로 부가세를 내야 하는 것도 단점이었다. 하지만 미니금선물은 현금결제 방식을 채택해 이 같은 번거로움이 없다.

미니금선물의 또 다른 특징은 가격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점이다. 만기 때 현금결제의 기준이 되는 최종 결제 가격은 런던 금시장(LBMA)에서 발표하는 금 기준가격(LBMA Fixing Price)을 그램(g)당 원화로 환산해 집계된다. LBMA 금기준가격은 해외 거래소에서 금선물의 최종 결제가격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국내 금관련 상품의 가격지수로도 활용되고 있다. 신뢰성 있는 국제 금시세를 활용해 국내외 다른 상품과 비교해서도 경쟁력을 높였다.

최종거래일 거래시간은 기존 금선물의 오전 9~11시30분에서 오전 9시~오후 3시15분으로 늘렸다. 한국거래소는 8월 초까지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준비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증권 · 선물사 HTS 통해 금시세 제공

미니금선물에 투자하려면 상품선물거래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증권사나 선물사에서 파생상품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계좌개설은 증권사나 선물사와 연계된 은행에서도 대행한다. 현재 다른 장내파생상품을 거래하고 있는 투자자는 그 파생상품계좌를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

계좌를 만들었다면 거래 전에 기본예탁금을 내야 한다. 예탁금의 수준이나 부과 방식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향후 확정할 방침이다. 증권사와 선물사에 위탁수수료도 내야 한다. 다른 장내상품보다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것도 하나의 투자 메리트라 할 수 있다.

미니금선물을 거래할 때에는 거래소가 회원사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LBMA 금기준가격 등을 참고하면 된다. 증권사와 선물사는 ?(아)?레이딩시스템(HTS) 단말기와 ?(아)嶽訣嗤? 통해 투자자에게 금시세를 제공할 예정이다. 거래소도 ?(아)嶽訣嗤? 통해 금시세를 제공한다. 금시세를 몰라 금선물거래를 주저하던 투자자들도 이제 쉽게 미니금선물을 거래할 수 있다.

◆레버리지 효과는 위험 요소이기도

이처럼 미니금선물은 여러 장점을 갖고 있지만 모든 투자가 그렇듯 유의사항도 따른다. 특히 현물과 달리 소액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면서도 위험요소다.

미니금선물은 다른 파생상품과 마찬가지로 레버리지가 높기 때문에 원본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무리하게 거래하기보다는 금현물에 대한 위험관리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투자패턴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금 거래를 더욱 촉진하고 양성화하기 위해 2012년 금거래소 설립 계획도 밝힌 상태다. 금거래소가 설립되면 거래소를 통해 쉽게 금을 사고팔 수 있어 금거래 유통구조가 크게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금시장은 음성적인 거래가 많아 투명한 가격 결정이나 유통 질서가 자리잡지 못했다. 하지만 영세한 귀금속업체도 고급화나 대형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미니금 선물시장은 금 거래소와 더불어 국내 금시장의 발전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거래소가 설립되면 금현물시장,표준금선물과 미니금선물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게 돼 유통구조 혁신은 물론 금과 관련한 다양한 금융상품의 개발이 가능해진다. 또 금거래 양성화로 국내 시장규모가 확대될 경우 외화자산이 다양해져 외환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미니금선물의 성공은 금 외에 다른 상품선물의 발전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시금석이기도 하다. 미니금선물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과 시장 안팎의 많은 관심을 기대해본다.



심재승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

jsshim@kr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