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점 돌파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코스피지수가 20일 나흘만에 소폭 반등에 성공하자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보다는 당장 나오는 실적을 주목하라는 얘기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기업들이 잇따라 좋은 실적을 발표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더블딥(경기 회복 후 다시 침체) 우려가 점차 사그라들면서 실적이 증시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곽 연구원은 "IT(정보기술),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도주가 그간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실적 개선 속도에 비하면 주가 상승 속도가 더디게 나타났다"면서 "지금이라도 기존 주도주를 사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야 한다'는 것이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날 눈치보기 장세가 연출됐지만 애플의 실적 추정치가 꾸준히 오른 것을 감안하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경우 우리나라 IT 기업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디스플레이 업종과 터치패드 관련주, IT 부품주 등 세트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IT, 자동차, 화학, 조선ㆍ운송 등 기존 주도주 안에서 순환매가 나타나는 패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하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실적 정점 논란은 수그러들 것이고, 더블딥 우려를 키웠던 경제지표들도 호전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빠른 속도로 시장이 오르긴 힘들지만 연말까지 추세적인 상승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