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M&A(인수 · 합병)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것입니다. 해외에서는 철강기업이나 철광석,유연탄 광산과 같은 자원개발 쪽이 될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화학,에너지,건설 · 설비와 같은 종합 소재 분야를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

포스코의 전략기획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최종태 사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향후 M&A 방향을 이렇게 밝혔다. 최 사장은 "돈만 갖고 있다고 해서 M&A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미래 투자가치,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등을 꼼꼼히 따져 M&A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는 9월께 본계약을 매듭짓겠지만,태국 타이녹스 인수에 대해서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습니다.

"포스코의 2분기 실적은 증권가 예상치를 다소 웃돈 수준입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난 7조9330억원을,영업이익은 980% 증가한 1조8360억원이었습니다. 상반기 중 자동차,IT(정보기술) 등 수요 산업이 증가하며 판매량이 호조를 보여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23%에 달했습니다. 증산을 많이 했고 원가 절감에 나선 덕분입니다. 다만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그동안 주가는 많이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해야죠."

▼올 하반기 경영 환경 및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올 4분기에는 철광석,유연탄 등 원료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정 부분 판매가격에 반영되겠죠.다만 올해가 지나고 나면 해외 광산업체들과 분기 계약의 불합리성,이점 등을 따져서 계속 분기 가격제를 유지할지 여부에 대해 협의할 예정입니다. 어쨌든 하반기에도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지금은 일부 저가로 구매한 원료를 사용해 이익이 났지만,하반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최근 연간 경영목표도 보수적으로 다시 조정했습니다. 일단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는 각각 33조5000억원,5조6000억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인도와 태국 등의 해외 투자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인도 오리사주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은 올 하반기에 부지 조성 작업에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인도 국영 철강기업인 세일사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파이넥스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죠.9월께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나올 예정입니다. 태국 타이녹스 인수는 현지 정치 상황이 좋지 않아 어렵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신 베트남에서 인수한 스테인리스 기업에 대한 확장을 생각 중입니다. "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실사를 막 끝내고 매각 주체 측과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인수가격 세부 조정을 위해서죠.9월까지는 주금 납입 등 마무리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에 상당한 의미가 있는 기업입니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현재 국내 성장 기반이 거의 정체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죠.기업이 더 크려면 사업 분야를 늘리거나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 두 가지를 다 충족시켜 줄 것입니다. 포스코와 함께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자금 조달 문제는 없습니다. 현재 포스코는 7조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올해 투자계획이 10조원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올 하반기에 2조원가량의 추가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죠."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매각은.

"9월 본계약 체결 이후 대우인터내셔널의 새로운 경영진이 결정되면,그분들이 정할 것입니다. 다만 보유 지분 전량(24%)을 매각한다는 회사 방침에는 아직 변화가 없습니다. "

▼국내외 추가 기업 인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내부 기준에 따라 포스코는 해외 철강회사 추가 인수를 위해 계속 모니터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광산을 보유하고 있거나,광산과 가까운 철강업체가 인수 대상입니다. 자원개발과 연계된 기업 인수여야 한다는 것이죠.이와 함께 호주,브라질,아프리카 등 여러 지역에서 철광석 및 유연탄 등 원료 확보를 위한 광산 인수나 지분 투자를 지속할 계획입니다. 원료 자급률을 향후 70%까지 늘리는 게 내부 목표입니다. "

▼국내에서는 그동안 포스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가능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매물로 나와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인수 검토 작업도 하지 않고 있죠.다만 조선 및 해운업 시황이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조선업체 인수에 대해 해외 주주들의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고요. 이사회 등 사내 의견을 조율하는 문제도 쉽지 않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나중에 매각이 시작되면 그때 다시 정확한 얘기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

▼글로벌 경영을 추구하고 있는데,제철보국(製鐵報國)은 여전히 유효합니까.

"제철보국은 지금까지 포스코의 정신을 대표하는 구호였습니다. 그런데 더 큰 캐치 프레이즈가 필요해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중국 현지에서 스테인리스 생산 · 판매 사업을 벌이고 있는 장자항포항불수강 사업장에선 제철보국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 한국을 위해 일한다고 할 수 없으니까요(웃음).최근 포스코는 여러 해외 사업장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그 쪽 입장에선 그 나라와 사회에도 기여하는 사업장이 돼야 하죠.그래서 옛 정신을 포함하면서도 글로벌 기업으로서 포스코의 비전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캐치 프레이즈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

▼포스코의 미래에 대해 얘기해 주십시오.

"포스코는 이미 2018년 매출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중 · 장기 목표를 세워놨습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그 이상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 먼 미래에 포스코가 어느 정도 매출을 달성하고,커질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현재 90% 이상의 매출을 철강산업에서 일궈내고 있습니다. 2018년까지는 에너지,건설,첨단소재 등 비철강 사업 분야를 확대해 철강사업 비중을 65% 이하로 낮출 계획입니다. 그때 쯤이면 포스코가 단순히 철강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종합소재 업체로 변신해 있겠죠."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