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년 전 10여명의 예술가들이 의기투합해 궁평예술마을에 예술인촌을 조성했다. 평범한 농촌이었던 이곳은 예술인들이 들어오면서 농촌다움과 예술이 어우러지며 색다른 농촌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특히 마을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정성껏 준비한 '도깨비 축제'에서는 도깨비전사,도깨비춤,연극,마당놀이 등 다채롭고 신기한 체험들이 알차게 준비돼 있어 색다른 체험을 즐기는 재미를 제공한다.
궁평예술마을은 체험을 위주로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마을체험은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도라지 캐기,모심기,오미자 따기,감자와 고구마 캐기 등을 준비해놓고 있다. 예술체험으로는 천연염색,탁본,부채와 그림,서예,도예,서각(글씨나 그림을 나무에 새기는 예술) 등 문자예술 분야의 체험을 주로 할 수 있다.
여름에는 감자 캐기 체험을 통해 수확의 기쁨을 느껴보고 감자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직접 만들어 맛볼 수 있다. 여름이라는 계절에 잘 어울리는 옥수수,물놀이를 하다 지치면 찐 옥수수 하나 먹고 쉬었다 다시 뛰어놀던 옛추억을 되살릴 수 있다. 파란 하늘 아래 옥수수밭에서 직접 수확한 뒤 시원한 그늘에서 찐 옥수수를 먹으며 한가로움을 경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매년 여름 7월 말~8월 초에는 이곳에서 도깨비축제가 열리는데 도깨비를 소재로 하는 그림 그리기,도예,도깨비 연극,도깨비 노래자랑 등이 펼쳐진다. 인간과 신의 중간에 존재하는 도깨비의 해학적인 모습과 상상 속의 모습을 축제를 통해 현실의 교훈적 가치로 승화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행사다. 올해는 7월31일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대표인 천연염색가 문정숙씨는 다양한 전통의 가치를 발산하고 있다. 황토염색과 감염색을 통해 견뢰도와 색 대비를 조화롭게 해 방석 · 베개 염색하기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특히 시원한 이미지의 쪽 염색을 통해 커튼을 만들고 홀치기 염색을 통해 티셔츠를 염색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쪽은 '여뀌대'라고도 하는데 청출어람(靑出於藍)의 교훈도 새길 수 있어 교육적 가치도 높일 수 있다.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에도 궁평예술마을에는 다양한 농촌 및 문화체험이 가능하다. 봄에는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궁뜰의 봄기운으로 기지개를 펴고 가족과 함께 봄을 느껴볼 수 있는 '봄 나물캐기' 행사가 열린다. 진달래 등 꽃잎을 채취해 옛 선조들이 봄이면 즐겨 하던 '화전놀이'를 체험해볼 수 있다. 솟대 만들기,장승 연필통 만들기 등 나무를 이용한 목공예 체험을 통해 조상들의 문화를 엿볼 수도 있다. 또 봄에 물이 한창 오른 버드나무 가지를 잘라 속대를 뽑아 버들피리를 만들 수도 있다. 버들피리 소리는 시골의 정겨운 풍경과 어우러져 봄의 향연을 느끼게 한다.
이 밖에 가을에는 사과 따기,오미자 따기,고구마 캐기 및 구워먹기가 가능하고 겨울에는 썰매타기,연날리기 등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궁평예술마을의 볼거리는 장수향교,의암사,화산사,500년 노송 등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면 교육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왜장을 안고 남강에서 순직한 의기 논개의 고향이 장수로 궁평예술마을에서 3㎞ 지점에 생가가 있어 관광지로 조성돼 있다.
장안산 등반도 훌륭한 관광코스다. 1237m 높이에 호남정맥을 잇는 진산으로 북쪽으로 덕유산,남쪽으로 지리산의 중간에 위치해 호남지역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조선말기 지리학자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그리기위해 일곱 번 장안산에 올랐다는 일화가 전해오고 있다.
먹거리는 산채비빔밥,손두부,묵떡,화전,인절미 등이 있으며 지역특산물로는 오미자,사과,한우,인삼,고랭지 채소,도자기 등이 있다. 주변에 시원한 계곡과 냇가에서 피서를 할 수 있어 문화와 예술은 물론 농촌을 체험하기는 적격이다.
찾아가는 길
궁평예술마을(장안전통문화예술촌)은 대전-통영 고속도로 장수IC로 나와 장수방향으로 우회전해 3㎞를 직진,계남면 소재지로 들어선 뒤 다시 장안리 방면으로 3㎞ 정도 가면 나온다.전주에서 50분 거리로 전북 장수군 계남면 궁양리 127-1번지에 위치해 있다.자세한 문의는 전화(063-352-4560)로 하거나 홈페이지(www.dkvill.com)를 참조하면 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