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피자업계 매장수 1위 기업인 미스터피자의 주가가 대규모 '물량부담' 우려를 이겨내고 '이민주 효과'로 연일 상한가다.

미스터피자는 최근 1조원대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투자의 귀재'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에게 200억원 짜리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키로 했다. 이 소식이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

대규모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나 BW를 결정하면 통상 '물량부담'이 우려돼 해당 업체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타기 마련이다. 그러나 미스터피자는 '이민주 효과'로 자금조달과 주가급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21일 오전 10시12분 현재 미스터피자는 전날대비 14.81% 급등한 2325원을 기록 중이다. 이 회사 주가는 전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한 채 장을 마쳤고, 지난 13일부터 연일 강세다.

이민주 회장이 매입키로 한 미스터피자의 BW는 만기 3년 짜리(연 4%)로, 내년 7월부터 1주당 1807원에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워런트)가 부여된 사채다.

이는 내년 7월부터 200억원 어치 신주가 발행되어 주식수가 늘어나 주식가치가 희석될 뿐만 아니라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대규모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스터피자는 이런 대규모 물량부담을 '이민주 효과'로 말끔히 털어냈다. 사업자금이 없는 업체들이 주로 제2금융권이나 헤지펀드(피터벡앤파트너스 등)를 상대로 BW를 발행하는데 반해 미스터피자는 '투자의 귀재'와 계약했기 때문이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증자에 따른 주가희석 문제가 이슈화될 땐 그 돈이 어디에 쓰이고, 받아가는 주체가 누군인 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며 "BW를 사겠다는 이 회장이 발행자인 미스터피자의 중국사업 확대 계획 등에 동의해 많은 돈을 투자한 만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이 미스터피자의 사업계획 등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미스터피자는 단순히 워런트를 떼내 팔고, 만기이자를 노리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통한 자금조달 방법을 찾아냈어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