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체감(體感) 경기는 한겨울이다. 음식 · 숙박 · 부동산중개업 등을 영위하는 자영업자들이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는 까닭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수는 551만여명에 그쳤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2분기 말보다 55만여명이 줄어든 수치로,전체 자영업자의 10% 가까이가 경제 위기에 따른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은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 소비부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공급과잉으로 출혈경쟁이 빚어지고 있는 점 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경영실패로 밀려난 자영업자들은 곧바로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 자영업은 자체적으로도 구조조정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볼 때 사업자 수가 지나치게 많은 까닭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무급가족종사자 포함 · 2008년 기준)은 31.3%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15.8%)의 2배가량에 이른다. 그러니 과당경쟁이 불가피하고, 앞으로도 고전을 거듭할 수밖에 없을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퇴직자 등이 무리하게 자영업에 뛰어드는 것을 억제하고 다른 일자리를 찾게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 그런 점에서 퇴직을 앞둔 근로자들이 경험과 노하우를 살리면서 전문성을 더욱 보강할 수 있는 재취업 교육 강화 방안이 시급하다. 또한 자영업에 신규 참여하는 사람들을 위해 공공기관 등이 적극 컨설팅 지원에 나서 창업 아이템 선정이나 경영기법 등을 조언하고, 폐업을 고려해야 할 상황에 처한 경우는 유망한 업종으로 전업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 활력 회복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유휴인력을 흡수하는 일이다. 특히 성장성이 높고 고용창출 효과가 큰 의료 법률 등 전문서비스 분야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여 취업희망자들이 안정적 일자리인 정규직으로 진출할 기회를 늘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